포천시는 7월17일 제헌절에 보도자료를 내고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 공포되면서 즉시 시행되는 것도 있고, 포천시가 개정안을 마련해 9월부터 시행하는 것도 있다.
보전목적의 용도 지역에 있는 기존 공장을 증축하거나 업종을 변경할 수 있다든지,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을 세울 때 적용되던 55종의 업종제한을 폐지한다든지, 상가·오피스텔 분양시 토지거래 계약 허가가 면제되는 등 토지이용규제가 대폭 완화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포천시도 기업투자와 토지거래가 더욱 활발해져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리라 기대를 하고 있다. 온갖 규제로 각종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해 오지 못한 포천시민들에게는 관심이 쏠리는 소식이다.
이번 도시계획조례 개정에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1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부지인 대지에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을 현행 단독주택, 제1종 근린생활시설, 공작물에 부가하여 제2종 근린생활시설(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노래연습장, 고시원 제외)까지 확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일부를 더하거나 허용하는 정도의 개정으로는 수십 년 묶여진 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피해를 해소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을 하면서 무질서한 주택가를 없애고 직선도로를 내거나 공원을 조성하기로 하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고시한 후 예산부족으로 이를 방치하는 경우에 토지 소유자들은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 도시계획에서 도로부지로 결정이 되면 그곳에서는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기존 주택도 증․개축을 할 수 없어 흉물스럽게 방치되는데, 도심지에서 아무런 개발을 못하고 있는 토지들이 이런 경우다.
시가 도로사업을 위해 토지를 매수하거나 보상을 해주고 건물을 철거해버리면 문제가 없지만 예산이 부족해 도로시설 설치를 못하고 장기간 방치한다면 재산권의 침해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포천시도 도시시설 결정을 고시해놓고 재정난과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년간 묶어두는 토지가 많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부지 535개소 774만㎡ 중 174개소 299만㎡가 집행됐을뿐 361개소 475만㎡는 장기간 사업추진이 보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이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된 것이라고 한다.
포천시는 대지보상에 대한 매수를 신청하는 토지 소유주에 대해서는 시가 매수를 통해 보상 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신청자가 많지 않아 가능한 일이다. 도시계획시설 에 소요되는 총 사업비(4천8백억원)는 논외로 하고, 토지 보상에 소요되는 금액만 무려 352억원에 달한다. 3년 전부터 도비 지원도 어려워져 포천시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예산이다.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지만 토지 소유주들이 매수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수십 년간 도시계획 사업 집행을 기다리며 매매와 건축행위를 못하는 등 재산권 행사가 스톱되었는데 이제와서 시에 매수신청을 하면 불이익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1978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30년 이상 된 곳도 적지 않다. 현행법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후 20년이 지날 때까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으면 그 결정은 실효된다는 규정이 있다. 최근 대구지법은 20년 넘게 도시계획시설에 묶인 땅의 시설해제를 요구하며 김모씨가 지자체를 상대로 낸 도시계획시설결정해제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