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용을 잘못하거나 민원발생을 이유로 정당한 인·허가 신청조차 불허·반려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소극적 업무처리 관행’과 법적 근거도 없이 부담을 지우는 사례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포천시도 예외는 아니다.
포천시는 도시지역에 적용해야 하는 규정을 엉뚱하게 농림지역 태양광발전소에 적용해 전기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이번 감사원 적발과 조치는 포천시가 결코 대수롭지 않게 덮어두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담당 공무원의 단수한 실수나 몰이해로 치부해 버릴 일도 아니다.
핵심은 농림지역을 도시지역 규정으로 잘못 적용해 사업이 안된다고 불허해 신청자가 다시 경기도에 규모를 축소해 사업을 신청하니 뒤늦게 사업허가를 해줬다는 것이다. 경기도도 문제지만 사업불가 의견을 낸 포천시의 책임이 크다. 관인면 해당지역이 농림지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관련법 규정을 잘못 적용한 건 단순한 실수이거나 업무태만이거나 의도적인 불허가 중의 하나일 것이다.
민원인이 신청한 발전용량, 사업비, 공장부지를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전기사업이다. 한 기업인이 포천에서 유망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인 태양광발전사업을 해보겠다며 경기도에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는데 포천시가 ‘퇴짜’를 놓아서 허가해 줄 수 없으니 사업의 꿈을 접으라는 꼴이다. 안되는 이유가 담당 공무원의 실수, 태만, 무지 때문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민원인은 포천시가 불허하자 경기도에 다시 허가를 신청해 궁극적으로는 사업허가를 받아내긴 했다. 번거로운 절차를 반복하고 민원을 제기하면서 수개월 지체된 시간도 손실이지만 당초 발전용량의 16.7%에 불과한 규모로 허가를 받았으니 사업구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우가 다를 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말 포천시는 시의회에 제출한 2009년도 예산안 4024억 원 중 168억 원을 부풀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시장이 시의회에 제출한 2009년도 예산안을 한 시의원이 사전검토 한 결과 특별회계와 일반회계에 편성해서는 안되는 의료급여기금과 특별회계가 폐지된 저소득주민 생활안정 기금을 새해 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세입·세출로 잡지 말아야 168억원을 새해 예산에 편성하는 것 역시 예산담당 공무원의 실수와 착오라는 해명이 있기는 했지만,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에 시장이 잘못된 예산안을 가지고 시정보고를 했다는 것 자체로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 일이다.
감사원은 이번 민원처리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부당하고 소극적인 민원처리는 국민과 기업에 ‘보이지 않는 규제’로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중앙부처 등에 대해서도 무사안일·소극적 업무처리 실태에 대해 대규모 특별감사를 실시, 적극행정의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포천은 아직도 온갖 규제로 지역발전이 위축되어 있는 접경지역이다. 무분별한 난개발은 안 되지만 활발한 기업유치와 지역의 산업화는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포천시가 마땅히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일부 공무원의 무사안일은 자칫 전체 공무원의 무사안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러한 무사안일과 탁상행정이 기승을 부릴까 염려된다. 때마침 포천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진행 중이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유일한 절차 수단인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