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중면 금주리 37가구 주민 150여 명은 인근 일동지역이나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와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주방이나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를 튼 지 벌써 5개월째다.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할 때는 포천시청에서 제공하는 급수 차량에서 물을 받아 사용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수질시험을 한 결과 수십 년 간 사용해온 금주리 마을 지하수에서 페놀성분과 망간 등 발암성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금주리 해당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D식품회사가 들어선 이후 집에서 사용하는 지하수에 갑자기 탁도가 흐려지면서 자극적인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불순물이 흘러나오면서 맑고 깨끗한 지하수가 오염됐다며 회사측에 항의했고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했다. 단순한 부적합 차원이 아니라 자극적인 냄새가 나고 수질검사 결과 기준치 수배에 달하는 페놀성분까지 검출됐으니 다시는 지하수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주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주민들의 이 같은 항의가 지속되자 포천시는 지방상수도를 설치를 약속했고, 송수관 연결공사도 거의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송수관을 각 가정으로 연결하는 수탁공사 비용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수질오염은 D식품회사의 책임으로 공사비용을 회사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측은 수질오염의 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상수도가 들어오면 맑고 안정적인 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기대는 책임 논쟁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금주리의 수질오염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포천시는 광역상수도와 연결된 지방상수도 급수율이 58.1%에 불과하다. 경기도 평균(94.6%)은 물론이고 경기북부 인접 시군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치다. 통계로 보면 포천시민 10명 중 4명은 113곳에 달하는 마을상수도나 소규모 자가급수를 이용하고 있다. 농촌·산간지역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도 상수도 급수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물론 상수도가 구석구석 그물망처럼 연결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확보돼야 하는데 30% 미만인 포천시의 재정자립도로는 쉽지 않은 사업이다.
마을상수도나 소규모 자가급수시설이 지방상수도보다 시설이 낡거나 수질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급수시설도 자체 정수처리를 하고 있고, 시가 분기마다 수질검사를 실시해 적합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방상수도는 아무래도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설 및 수질관리가 이뤄져 깨끗한 물을 시민을 공급하게 된다. 금주리 주민들이 마시는 지하수의 발암물질 검출은 공장이나 기업에서 배출하는 폐수와 무관치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지방상수도가 공급된다면 적어도 이런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상수도 급수율을 높이는 희망적인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천시가 지난 2005년부터 상수도 공급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총 사업비 257억원을 투입한 2단계 증설공사가 오는 10월 완공된다. 포천동, 창수면, 관인면을 제외한 11개 읍면동 지역에 배수지 3개소, 송수가압장 2개소, 급수가압장 3개소, 관로 58.59km를 완공하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2년 후 상수도 급수율은 74.8%까지 올라가고, 7년 후에는 81.6%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농촌지역까지 상수도 급수가 확대되어 맑고 깨끗한 상수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는 지방상수도 기반시설을 확대하는 다른 한편으로 포천시민 10명 중 4명이 마시는 마을상수도와 소규모 자가급수의 시설과 수질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먹는 물에서 발암물질이나 유해성분이 검출되지 않도록 식수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