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8일 가평에서 열린 ‘제14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대회’ 테니스 종목에서 부자조 우승을 거머쥔 김남영-경태 부자를 만났다.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에 사는 김남영(56)씨 가족은 한마디로 테니스 가족이다. 운동을 좋아해 젊은 시절 축구선수를 하기도 했던 남영씨는 테니스를 마흔 다섯에 시작했다. 아버지가 취미로 테니스를 하면서 아들들도 자연스럽게 테니스를 접하게 된 것. 아버지 남영씨를 비롯한 아들 4형제 무래(30), 경륜(29), 경태ㆍ기태(27. 쌍둥이)씨 모두 테니스 실력이 수준급이다. 지난 2001년도 도지사기 대회에서는 큰아들 무래씨와 한 조를 이뤄 8강까지 간 경험도 있다. 2000년 전국가족테니스대회에서는 우승도 했다. 그때부터 포천에서 테니스 부자조 출전은 남영씨네 가족이 도맡았다. 또한 형제조 출전까지 이들 가족이 하고 있다. 중ㆍ고교시절부터 아버지와 형제들이 함께 테니스를 하면서 부자간의 정, 형제간의 정을 쌓아갔다. 같이 운동하니 덩달아 대화시간도 많아지고 서로가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 것이다. “제가 테니스를 안 했다면 지금처럼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가족에게 테니스는 가족을 화합시키는 매개체라 할 수 있죠”라며 아들 경태씨가 말했다. 4형제 중 셋째인 경태씨는 일동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테니스 선수였다. 그러다 우연히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테니스 레슨을 하다,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져 일찌감치 생활체육 테니스클럽 코치로 진로를 결정했다. 현재는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의 명성테니스클럽에서 코치직을 맡고 있다. 이번 연천군과의 결승전이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경기라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는 아버지 남영씨는 “동점을 만들면 역전하고 다시 재역전하고 아주 구경하던 관중들이 난리였습니다”며 그 당시 긴장됐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 날 경기에서 이 녀석이 잘 해줘 우승한 겁니다. 펄펄 날았지요 뭐”라고 아들 칭찬을 덧붙였다. 그러나 아들 경태씨는 “중요한 시점에서 아버지가 잘하셨죠. 승부사 기질이 있으세요. 항상 보면 큰 경기에 강하세요”라며 아버지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이들 부자가 속해 있는 명성테니스클럽의 회장 신용태(56)씨는 “우리 클럽 동호인이 도지사기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우리 클럽의 자랑입니다. 조만간 파티라도 해야죠”라며 이들 부자의 우승을 축하했다. 모든 복식 운동은 두 사람의 호흡이 중요하다. 가족만큼 호흡이 잘 맞고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또 어디 있겠는가? 아마도 가족 간의 믿음과 이해가 대회 우승의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테니스는 실력이 눈에 띄지 않게 향상되는 운동이라고 한다. 즉, 꾸준히 해야 실력이 향상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 부자, 남영씨 가족은 테니스를 통해 보이지 않게 정을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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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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