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겨울산행을 즐기자

▲박상열 (포천소방서장)

하얀 설화가 만발한 겨울산의 황홀경을 만끽하기 위해 등산객들은 겨울산행을 즐긴다. 겨울철 적설기 산행에서의 조난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오는 폭설과 혹한, 악천후로 인한 극심한 체력소모로인한 체온저하, 눈덮인 지형지물의 변화로 인해 판별력을 잃고 정상적인 등산로를 이탈, 방향상실로 인한 조난사고가 다른 어느 계절보다도 많은 위험을 지니고 있지만 혹독한 기상조건에서 악전고투하여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쾌감이 큰 만큼 많은 위험도 따른다. 안전한 겨울산행길에 대해 알아보자.

겨울산행길

첫째, 치밀한 준비를 하자. 눈이 쌓이면 산행시간이 평소보다 두배이상 더 소요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빨리 떠나 빨리 돌아온다는 식으로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겨울에는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고 해지기 2시간 전에 하산할 수 있도록 하고 하루의 산행은 8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체력의 30% 정도는 남겨둘 수 있도록 일정 계획을 짜야한다.
겨울산은 날씨 변화가 몹시 심하다. 갑자기 폭설이 내려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일기예보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날씨 이상변화가 예상되면 지체없이 하산한다.
둘째, 완벽한 장비를 갖추자. 기온은 해발 100ｍ올라갈수록 섭씨 0.6도씩 낮아지며 초속 1ｍ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2도씩 낮아진다. 우선 방한, 방풍처리가 잘 된 스톰파커를 준비하고 털내의와 파일자킷을 껴입는 것이 활동도 자유롭고 보온에도 좋다. 등산화는 보온성과 방수성이 좋고 조금 큰 것을 고른다. 또한 언 눈길에 대비,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등산화는 발에 잘맞고 초보자의 아이젠은 네발 짜리면 충분하다. 초보자들은 가벼운 산행 피켈과 스패츠(발토시)를 준비해야 한다. 털모자, 양말, 장갑은 보온성이 좋고 순모제품이 좋은데 양말과 장갑은 여벌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 비상식량을 꼭 지참하자.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비상식량이다. 칼로리가 높고 무게가 덜 나가는 인스턴트 식품이 적합하며 간식으로는 초콜릿, 건포도, 곶감, 사탕, 과일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산에서는 무게가 적이므로 짐은 30㎏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넷째, 경험 많은 리더와 동행하자. 원칙적으로 겨울에는 혼자 산을 올라가서는 안된다. 최소 3명 이상 같이 가고 경험 많은 리더가 동행해야 하며, 일행 중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행을 해야 안전하다.
다섯째, 사고에 대비하여 일반상식을 알아두자. 산에서는 아는 길도 지도를 보면서 산행을 하여야 하며 길을 잘못 들었다 판단되면 빨리 되돌아 서서 하산을 하여야 한다. 길을 잃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불을 피우고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길을 찾아 헤메다가 체력을 소모해 더 큰 위험에 빠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사람이 다녔던 길은 눈이 덮여도 윤곽이 드러나 있다는 것과 동물의 발자국이 있다면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큰 길과 만날 수 있다는 기초지식을 알아두어야 한다.

신고및 조치요령

다음은 산악사고시 신고 및 조치요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구조요청시 신속한 구조를 위해서는 위치파악이 가장 중요시되고있으며 산악사고시 신속한 위치파악을 위해 전국 주요등산로 마다 소방재난본부서 설치한 119구조 위치표지판 지정번호를 기점으로 119로 신고한다.
둘째, 신고 후 주변 등산객에게 도움을 청하고 신속한 위치파악 및 요구조자의 안전을 위해 구조대와 전화연락이 구조시까지 가능토록 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경미한 부상일 경우에도 구조대가 도착할 때 까지 기다려 2차 사고를 방지하여야 한다.
셋째 환자가 중상자일 경우에는 헬기로 이송하여야 하므로 연기등을 피워서 정확하게 사고자가 있는 위치를 알려야한다.

국망봉 사고의 교훈

지난 설날 포천군 이동면 국망봉에서 3형제 부부가 등산길에 나섰다가 6명이 조난사고를 당해 2명은 구조되고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사전 계획 및 준비없이 겨울산행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일깨워 준다.
이날 3형제 부부는 초행길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산행에 필요한 장비 및 산에 대한 아무런 정보(등산로 및 소요시간등)도 없이 산을 가볍게 생각하고 산행길에 오른 것이 사고의 원인이며 등산로를 이탈하여 사고를 당한 것이다.
아무리 높은 산일지라도 좋은 조건하에서는 누구라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겨울산은 날씨가 불안전하고 적설로 인해 등산로에 대한 판별력이 흐려져 산행에 앞서 기상정보, 장비, 비상식량 등 사전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산행길에 올라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