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데칸고원 남동쪽 벵골만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오로빌 생태마을은 처음에는 7명의 사람이 모여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한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세계 36개국에서 이주해 온 2,000여 명의 세계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로 발전했다. 오로빌 생태마을이 문화와 종교와 인종의 차이를 뛰어넘어 인류의 공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1966년 유네스코가 오로빌의 출발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생태마을은 1968년 2월28일에 처음 착공할 당시에 124개국 대표들이 그들의 나라에서 흙을 직접 가지고 이곳에 참석하여 화제를 뿌리기도 하였다. 현재 오로빌 생태마을은 유엔, 유럽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 미국,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으로부터 매년 400만달러(약 52억원)정도의 국제 기금을 지원받고 있다. 오로빌 마을은 명상의 성소로 통하고 있는 마티르 만디르를 중심으로 직경 5㎞의 원형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중심부에는 주거구역, 문화구역, 산업구역, 국제구역이 마티르 만디르를 향해 은하수 모양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 주변을 푸른 숲이 에워싸고 있다. 인종과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인종적, 도덕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오로빌리언들의 이상처럼, 특히 국제구역에는 티벳 센터나 아메리칸 센터 등과 같은 세계인들을 위한 패밀리언 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오로빌의 건축물이 모두가 하나같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세계인과의 공존의 의미를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든 뒤 98년 미국의 SCM에 회사지분을 팔아 100만 달러를 오로빌에 기부한 컴퓨터 전문가, 행정과 재정의 책임을 맡고 있는 벨기에 사업가, 장학금을 받고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노스필드 마운틴 허먼이라는 사립고교를 졸업한 퀼라팔래얌 마을 출신의 인도청년, 황토벽돌 기술자, 그리고 창의적인 화가와 음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생태 공동체를 가꾸어 가고 있다. 이 원형 마을에서는 대체의학, 토양과 수자원교육, 유기농법과 환경 친화적인 산업기술, 재활용 에너지, 명상교육 등 다양한 실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는 초, 중, 고등학교가 있고,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안팎이고 정해진 교과과정은 없다. 물론 학비는 전액 무료다.
학생들은 직업 현장에서 일을 배울 기회를 갖게 되지만 졸업 후 진로는 스스로 선택한다. 학생들 중 일부는 폰디세리주에 있는 사립학교에 진학하거나,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로빌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오로빌을 떠나지 않고 80%가 오로빌에 뿌리를 내리고 거주한다고 한다. 오로빌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지만 월급으로 최소 생활비만 지급된다. 학교, 공장, 농장 어디에도 장(長)이나 대표가 없고 모두 동등한 자격에서 문제를 풀어나고, 모든 문제를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이들은 성(姓)을 사용하지 않고 이름만 쓴다. 이들에게는 공동체의 각종 행사에 모두가 참석해야 하는 공동체 규정이 없다. 누구에게도 어떤 일이든 강요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한다. 이들 중에 기술이나 지식이 부족하면 구성원들이 일을 가르쳐 줄 뿐이다.
오로빌은 모든 신념과 종교 그리고 국적을 초월하여 살아가는 다문화 공동체이다. 오로빌의 정신적 토대는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와 마더(Mother)로 불리는 그의 정신적 동반자 미라 알파사이다. 스리 오로빈도는 인간의 적은 인간의 내부에 있으며, 자기 성찰에 정진하면 인간의 의식도 신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서 이 정신을 이 공동체에서 구현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마더는 첫 정착지의 척박한 땅을 오로빌의 터로 지정하고 황무지를 손으로 파헤쳐 씨를 뿌리고 오로빌을 푸른 숲으로 바꾸고자 하였다.
오로빌리언들은 의, 식, 주의 기초가 되는 육체노동을 이 공동체의 기본정신으로 생각하고서 하루에 다섯 시간을 노동하고 있다. 이들은 섬유공장이나 각종 수공예품을 공장에서 직접 노동을 하여 만든 제품을 인도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하며, 자신들이 벌어들인 이익금의 30%를 공동체에 기부한다. 오로빌리언들은 사회적, 도덕적, 문화적, 인종적 차이의 편견과 선입관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이들은 도덕적, 사회적 인습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자신의 이기적인 에고와 물질적인 욕망과 세속화된 명예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육체적인 노동에 전념할 때 물질적인 소유개념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이 진정으로 해방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이들은 명상을 중시한다. 오로빌리언들에게는 명상은 의식이 강해지고 신성에 더 가까이 접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오로빌리언들은 명상을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이들은 전체가 모여 함께 명상할 기회를 갖지만 참석 여부를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긴다. 오로빌리언들은 흔들리는 생각을 결코 붙잡지도 않고 잡다한 상념을 정리하지 않고 생각이 흐르는 것에 그저 내맡기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다. 이들에게는 지켜보는 것이 고양된 의식으로 통한다. 그리고 오로빌리언들은 아무에게도 가르치지 않고 자신의 안에 있는 것을 발현하도록 도와주기만 한다.
누구나 특별한 자격이 요구되지 않고 국적, 연령, 인종, 성별에 따른 차별을 불문하고 오로빌리언이 될 수 있다. 누구든 오로빌에서 3개월을 거주한 뒤 인터뷰를 통해 정주인의 여부가 결정되는데, 2년을 거주하면 오로빌리언이 될 자격이 부여된다. 정식 정주인이 되기까지는 신입 거주인들은 뉴커머 콤플렉스에서 임시로 머물게 되는데, 문제는 그곳의 정주공간이 제안되어 있어 신입자들이 빈자리가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때로는 거주 희망자들 중에 2년이 지나도 거주공간을 구하지 못할 경우 새로 땅을 사서 오로빌 재단에 기부하고 거주허가를 얻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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