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연기라 하면 남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또 연기를 잘한다고 할 때 보통 자연스럽게 아무 무리 없이 연기를 할 때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이 자연스럽게 아무 무리 없이 연기를 하는 것이 왜 어렵고 그것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연기자나 연출자들이 완벽히 도달하지 못한 채 고민하는 것일까? 맨 먼저 무대라는 특수한 공간 때문이다. 무대에는, 일반적으로 프로시니엄 무대에서 소위 얘기하는 ‘제 4의 벽’즉, 관객과 배우가 구분되어지는 무대 전면의 가상의 벽이 배우가 연기하는 데 많은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의 감정이 아닌 타인의 특수한 감정을 연기해 내고 내면에서 이끌어 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며, 일상생활에서 하는 것처럼 똑같이 느껴내기는 더욱 힘들다. 또 그렇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해냈더라도 그것을 생명력 있게 승화시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러한 감각이나 정서를 토막토막 훈련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오감의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다. 오감의 기억(육체 감각의 환기라고도 한다)은 정서 기억보다 쉬울 경우가 많다. 배우는 직업적인 측면에서 몸을 도구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먼저 자기 육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을 고도로 연마해서 언제든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정확하게 훈련해야 한다. ‘오감의 기억’이란 말 그대로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의 5개 감각을 가리킨다. 오감의 기억을 사용해서 배우는 사물의 느낌을 오감과 연결시켜 체득할 수 있다. 그것은 매일 조금씩 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눈, 귀, 코 모두 다 멀쩡한데 구태여 그것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시되어 버리면 이내 자의식 속에 기억되어 당연히 그 감각이 죽어 버린다. 예를 들어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경우 후후 하고 부는 행위도 뜨거움을 느껴서 식히기 위해 하는 행위이지만 우리는 수년간 여러 번 뜨거운 물을 마셔 왔기 때문에 그것을 버릇처럼 자동적으로 행하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때문에 배우는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듣고, 느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자세다. 이런 자세로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습득하여 연기에 적용하는 배우는 관객에게 사랑을 받고 진정으로 감각적인 몸짓으로 감동에 이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