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 ‘반월 산성의 봄’
끝자락 양지녘에 자수정을 뿌려놓은듯 진보라 제비꽃이 찬란하다.
진달래는 붉게 타고 산목련 그늘 아래 꽃눈 위에 앉아 찬란한 햇빛을 본다. 벚꽃도 봄바람에 꽃비를 내린다. 바위틈에 초라했던 나무도 짙은 향기 날리며 예쁜 꽃 피웠다. 철쭉은 꽃망울을 맺고 터질때 기다린다. 모든 초목도 때가 되면 꽃 피우는데 늦가을을 사는 나는 언제 꽃망울 맺고 활짝 피워볼까 초겨울 찬서리에도 향기날리며 피어있는 국화꽃이고 싶다. 아니면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이고 싶다.
- 『마홀』 2003 제14집에서 - ◀감상=해설 옛날 포천의 선현 봉래 양사언 님은 왕방산을 비롯하여 수원산, 청성산 반월성 등 내 고향 포천의 산야를 노래하였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내 고향 포천의 시인 이중희 님은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정회원이며 문화원 이사로 문화적 향기가 짙고 고향사랑의 시를 많이 쓰며 지극히도 고향을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청성산 반월성을 등산하며 꽃, 숲, 거울에다 시인의 모습을 투영한 시심이 아름답습니다. 농민은 차라리 스스로의 몸, 거름되어 농작물을 키우려는 혼의 불살음이 있듯이 시인은 자연속에서 차라리 자연이 되고 싶은 열정이 있습니다. 시인 이중희 님은 고향 반월성 산마루에 국화꽃인양 피고 싶고 홀로 선 푸른 소나무가 되고 싶은 영혼의 갈구가 소리치는듯 울려 퍼져 멋스러움을 더합니다. 꽃도 보고 자기의 영혼도 꽃 속에 잠기느라 등산은 꽃길의 잔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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