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은 다른 해보다 날씨가 포근하다. 첫눈이 함박눈으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 주었다. 대경중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눈싸움하며 "우리 가족 건강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눈사람에게 빌어본다.
정해년 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 12월, 2년 동안의 대학 생활을 마감하는 사은회를 가졌다. 서정대학 김홍용 학장님께서 졸업축하와 함께 꿈과 희망을 이루며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길 기원해 주셨다.
문득, 2년 전 입학식 때가 생각난다. "내가 대학생이 되었구나"하는 설레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과연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해서 졸업을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렵고 겁나는 마음으로 맞이한 대학생활!
23명의 학생들과 교수님과의 소중한 만남을 시작으로 졸음을 참고 함께 한 수업, 감동과 활력을 주는 영화관람, 남이섬 첫 MT에서 교수님들과 땀을 뻘뻘 흘리며 했던 축구, 철원 한탄강에서의 즐거웠던 레프팅, 심적 부담이 컸던 힘겨운 중간 기말고사, 강촌에 있는 팬션에서 교수님과 학생들은 선물을 준비해 마니또 행사도 하고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고구마 구워먹고 아침에 시원한 북어해장국으로 속 풀이를 했던 1학년 종강파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의 졸업여행으로 해맑게 웃던 모습들, 산정호수 팬션에서 단합대회... 모든 것들이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나에게 많은 삶의 전환점이 된 대학생활이었지만, 우리 가족들은 나로 인해 불편함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 목장으로 향하고 나는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 아침밥을 먹여서 학교로 보내고 정신 없이 집안청소를 하고 가산목장에서 남편과 함께 아침식사로 하루가 시작된다. 두 집 살림에 아이들과 아내를 공부시키려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며 목장 앞에 비닐하우스 17동을 설치하여 시금치 농사를 밭에는 대파 농사를 짓고 아침저녁으로 힘들게 젖을 짜며 목장일을 병행했다.
일이 끝나면 가족이 다함께 모여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야기하는 생활을 원했지만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나는 야간대학을 가고 나면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혼자 허전한 마음을 술로 달래기도 했다.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돌보아 준 연홍이 연수에게도 고맙고, 늦은 시간 불 꺼진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소파에서 잠들던 막내 용주에게도 많이 미안했다. 가족들의 사랑과 배려가 있기에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나에게 크나 큰 삶의 기회를 준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졸업의 영광을 남편에게 전하고 싶다. 앞으로는 내가 받은 감사의 마음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베풀며 아내로서, 엄마로서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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