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5시에 소흘읍 상운아파트에서 몇몇 일행과 함께 태안반도 기름제거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신북 농업기술센타에서 집결하여 6시에 출발하였다. 포천시 시설채소연합회(회장 원성숙)의 주관으로 2007년12월26일 시청에서 대형버스 3대를 지원 받아 130여명의 회원이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포천시 시설채소연합회(작목반)가 지정 받은 장소는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외항리 구름포 해수욕장이었는데 들어서는 길목에서 멀리 보이기 시작한 바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지막한 언덕은 해송이 보기 좋게 늘어서 있었고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은빛 물결은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였다. 그러나 모퉁이를 지나자 방송이나 지상을 통해 본 바로 그 절망의 현실들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모래사장은 거무스레 변해져 있었고 검은 바위 돌들은 마치 왁스를 칠해 놓은 듯 광택을 띠고 번쩍이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방제복과 마스크. 고무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바닷가로 달려가 보니 흰색. 노랑 색, 바위 색 등의 방제복을 입은 봉사자들이 보였는데 마치 수많은 새떼의 무리가 먹이를 찾기 위해 조아리는 정경 같았다. 그러나 가까이 가 보니 초등학생부터 칠십 후반 인까지 연령층이 망라되어 있는데 준비해간 천으로 묵묵히 자갈 하나라도, 바위틈새 한곳이라도 더 닦아 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빨래를 부비듯 두 손으로 넓은 바위를 위아래로 닦아내는 분. 군인들이 퍼 올린 기름투성인 조약돌 더미에 앉아 하나하나 보석 윤을 내듯 정성스레 닦아 내는 분. 한곳의 자갈을 다 올려 닦아 내고 나니 바닥의 모래위로 검은 기름의 샘처럼 계속 고여, 천으로 묻혀 내도 묻혀내도 끝이 없음에 망연해 하시는 분. 바위 편을 후벼파면서 손톱이 부러지도록 기름을 묻혀 내는 분 모두가 혼연 일체가 되어 움직이는 그 모습은 그 누구도 그릴 수 없는 불멸의 인간 명화 그 자체였다. 한곳에 자리 잡고 바위틈 기름을 훔처 내던 난 깜짝 놀랐다. 무언가 움직였다 조그마한 방계가 기어 나온 것이다 등에 기름이 묻은채.. 경이롭고 기뻤다. 생명체가 모두 사멸 됐다는데 방계가 살아 있었다. 아아!! 희망은 살아 숨쉬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그간 우리국민 수십만의 애국심과 봉사로 절망이 희망의 기적으로 바뀐 것이리라! 감동을 억누르며 일행을 둘러보니 작목반 여러분의 모습은 더욱 진지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흘린 땀만큼의 수확을 거둔다는 것을 누구 보다 잘 아는 그분들은 마치 내 작목에 무한의 정성을 쏟듯 몸과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물 떼가 밀려와 모두 철수해야 하는데 돌멩이 하나라도 더 닦아 내려고 천에 싸서 나오는 분을 보며 경의를 표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계준 사무국장은 시간이 한정되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한 며칠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싶은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태안군을 벗어나며 나는 속으로 간절히 외쳤다. "태안군민 여러분 힘내세요!! 그리고 희망을 갖으세요. 방계가 살아 있습니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