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에 가면 어머님 품속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 가게 거래처 중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철원 동송의 납품은 항상 나의 몫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도로를 지나 꼬불꼬불 산길을 한없이 달려가지만 항상 새로운 것이 계절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봄이면 도로변 새순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고 여름이면 녹음이 해병대의 사열식 같은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가을이면 황금벌판이 모두가 내 것 같은 착각으로 내 시야를 눈부시게 하고 겨울에는 포근한 고향의 휴식이 느껴지는 것이 꼭 드라이브하는 애인의 마음이다. 그런데 3시간 정도의 고독한 운전이 기다려지는 것은 언제나 나를 따뜻한 미소와 상냥한 말투로 반기는 보너스가 있기 때문이리라. 한 잔의 차를 권하면서 "사장님이 바쁘신가 봐요?" 하고 포천의 안부를 묻는 것이 배달맨이 아니라 손님으로써 특별히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포천의 가까운 곳에도 깨끗하고 좋은 시설의 거래처가 있지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사무적인 말투로 나누는 대화에는 여유로움보다는 조급함만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어쩔 수 없는 사회생활이기에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똑같은 일이 즐거울 수도 있음은 철원의 지형적인 특성과 함께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상냥한 말투라는 자본이 있기 때문이리라.
특별히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상냥한 말투와 미소 가득한 경리 아줌마의 모습을 그리며 그 곳으로 달려가는 한 사람이 있음에 그녀는 분명 행복하리란 생각을 해본다. 나도 상냥한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로 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자본가가 되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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