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성과 현대성 접목된

4월 9일부터 13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관장 홍사종) 소공연장에서 막이 오르는 도립극단의 이번 공연은 도립극단이 지난 42회 정기공연 "맥베드"에서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세계명작시리즈 제2탄이다.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저녁 7시, 토요일에는 오후 3시와 7시30분, 일요일에는 오후 2시와 6시30분 등 5일간 총 7차례 막이 오른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대표적인 비극으로 꼽히는『햄릿』은 12세기경의 덴마크를 배경으로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 그리고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를 묘사하고 있는 5막 20장의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권력에의 의지와 탐욕, 다양한 관계속에서의 갈등 등 수많은 아이러니를 제시하는 이 작품은 뛰어난 구성과 탁월한 인물 성격 묘사로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고전의 명작이다.

그러나 최근 선보인 대부분의 『햄릿』이 실험적인 성격의 작품이었던데 도립극단이 선택한 "햄릿"은 정통 『햄릿』이다. 즉 철학적·심리적 복합성을 가진 비극적 인물의 전형으로서의 보편적 "햄릿"이 이번 공연의 중심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 햄릿의 역할은 도덕적·정치적 딜레마 속에서 갈등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자기 희생을 통해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도립극단의 문석봉 예술감독은 특히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이 시간, 이 곳에 살면서 햄릿을 쓴다면 어떻게 썼을까’하는 가정하에서 이 작품을 연출한다.

고전이지만 관객들이 고루하다거나 시대적으로 뒤쳐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컨템포러리(동시대)"라는 시간적 의미 장치를 부여한다. 즉 햄릿이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속에서 그가 겪는 심리적 갈등과 인간적 고뇌를 잘 표출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극중의 상황을 작금의 상황에 반추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문감독은 그러나 자칫 극 전체가 늘어지거나 무거워지지 않도록 빠른 대사와 고전 특유의 시적 언어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고 배우들의 잦은 움직임과 위트, 시대성을 살린 의상과 소품, 세트를 곁들여 극을 재미있게 풀어갈 방침이다.

고전에 대한 올바른 접근은 그것의 "현실적" 구조의 한 부분으로서 과거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도립극단이 "햄릿"을 선택한 이유이고, "전통성"과 "현대성"이 접목된 햄릿이 바로 도립극단이 그려내고자 하는 햄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