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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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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변이 분홍빛이 지쳐 쓰러지고 있다 저 멀리 용문사 범종이 조종일까? 피었다 떨어지는 꽃에게 보내는 신호 쓰러지면서 발하는 분홍빛은 이 계절의 끝을 지우고 있다 수많은 울음과 애잔함이 안개꽃처럼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선다
기나긴 시간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이어지는 작은 소망들 여기에 머물다 가면 어디로 가나 바다가 그 끝은 아니리라 곤란과 인고를 안고 살아가는 그림자들 끈을 놓지 못하는 미련일까 바람은 바위를 깎는 게 아니라 세월이 날카롭게 매기고 있다 온몸으로 맞서 대거리하면 다듬지 못한 잔풍이 에둘러 지나간다
어디에다 둘 데 없는 언어들은 진저리치며 그리워하다 하다 돌이 되리라 여기니 차마 말 못하는 속내는 어떻게 드러내리 책장 마지막은 어둠으로 물들이고 있다 떠나지 못한 꽃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입국이 거절된 파도는 어느 바다에 서성이고 있는가 넘기지 못한 페이지는 그대로 사월의 하늘에서 머물고 있다
바라만 보아도 눈물 나올 것만 같으니 손잡고 일어서길 반복하다 끝내 서리니 떨어진 꽃잎들이여 슬프다 말하지 마라 지나간 길마다 또 다른 꽃들이 일어나리 너무 떠들지 마라 흩어지는 파도가 서럽다고 하리니 갈기 세우는 곳마다 지천으로 흩어지는 분홍 꽃 이제는 또 다른 소망이 기다린다
장 진/ 前 포천중 교장, 한국문인협회, 포천문인협회회원, 수원문인협회 전 사무국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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