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김창종의 <포천 이야기> (52)

내 고향 포천의 어링굴(포천읍 어룡리)에는 포천의 으뜸가는 효자 오백주(吳伯周)님의 효자정문(孝子旌門)이 있어 축석령의 효자전설을 남긴 효자마을로 유명하다.
조선 효종조 10년(1657년) 무과에 급제하였는데 기골이 장대(氣骨之壯大)하였으며 15시(矢) 15중(中)의 명사수로 이름이 높았다 한다.
구성부사를 지냈는데 겸손하고 행(行)직에 있으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는 분이었다고 한다. 바로 이 오백주님의 8대 종손이 송운 오영우(松雲 吳永祐)선생이시다.
송운 선생께서는 어려서부터 총명한 귀재로 열녀 심씨의 후손인 심씨 문중의 한학자에게 사사(師事)를 받아 문재(文才)가 뛰어나셨다 한다. 포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잠시 공직에 몸담은 바 있었으나 효자 오백주님의 뜻을 받들어 학문을 익히고 조상의 얼을 되새기어 후학들을 가르치는데 평생을 보내시며 음덕(陰德)을 행하셨다.
이때에 제자들은 현 영북면 운천리 노인대학 사무국장 겸 6·25참전전우회 영북지부 부회장이며 전기기구상을 경영하는 이봉규(李鳳圭)님과 관인면 초가리에서 한문서당의 훈장으로 있는 서명원(徐明源)님 그리고 이승광, 이만규, 이경직, 안병학, 이풍우, 오완식, 심은렬, 정규완 등등 19명이었다고 한다.
이봉규 회장님은 가장 기뻐하셨던 8·15 날을 맞아 1982년 송운서당 동문회를 조직하고 송운선생 사은비(謝恩碑)를 건립했다.
평소 교훈이셨던 「의(義)가 아니면 행치 말고 길(道)이 아니면 가지 말며 음덕(陰德)을 행하라」를 유훈(遺訓)으로 삼고 제자들은 무실역행(務實力行)하고 있다고 하였다.
제자들 중에는 공직에 진출하여 부군수로 봉직한 분도 있으며 대기업의 사장으로 큰 돈을 벌어 적선과 음덕(陰德)을 행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이봉규 동문회장은 마을 초등학교 「한문강좌」(영북농협주관)를 개설, 강의를 하면서 기초 한문을 가르치기도 하고 전통예법을 가르친다고 하였다.
또 제자 중에는 서명원(徐明源)씨도 서당을 개설, 한문점검시험(5급)에 35명이나 합격시켰다고 하였다. 한글세대들에게 한문을 가르쳐 우리 문화의 뿌리인 고전을 읽고 깨닫게 하며 예절과 효행을 가르치는 송운 선생의 제자들의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
송운선생께서는 생존시 제자들에게 학비도 내지 못하게 하셨으며 오히려 양잠, 과수재배, 예법, 음덕의 길을 가르치셨으며 봄 가을로 한내 개울 복장굴에서 시회(詩會)를 열어 윤주순씨, 유근모씨, 김장렬씨, 윤성순씨, 윤영순씨 등 군내 선비들과 함께 포천 재래의 시회 전통을 이어오신 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하는 이봉규 회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