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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호모사피엔스(Homosapiens)와 사이코패스(Psychopath)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3월 21일
↑↑ 안익수 시인
제3의 문학 발행인
ⓒ (주)포천신문사
‘위 사람은 품행이 방정하고 타의 모범이 되므로 상장을 주고 이에 표창함’ 말만 들어도 운동장이 쩌렁쩌렁 울리고 가슴이 울컥이던 말이다.

그처럼 깃발을 펄럭이며 울창하던 박수갈채는 학창시절의 표상이자 우렁찬 미래였다. 그런데 세상은 어쩐 일로 그 높은 이상과 꼿꼿한 푯대가 녹슬고 부러진 똥 친 막대기가 되었는가.

동구 밖 서낭당의 헛기침 소리는 이미 죽었다지만 비포장 도로 덜컹대는 완행버스에 어르신이 오르면 벌떡 일어서던 수줍은 양보는 이미 세상에 없다.

책가방이 힘겨워 양쪽 어깨가 비뚤어진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늦은 밤까지 의자와 결투하여 등이 굽은 사람은 이제 세상의 병석에 누웠는가. 아니 십리를 걸어 기차를 타고 허기진 배에 단어장을 씹던 철수와 숙이는 이민을 떠났는가. 대평리 꽁보리밥에 흰쌀로 살짝 덮은 양은 도시락의 짠 눈물은 아직도 술래인가.

사람은 북적이는데 빵은 있고 인간미가 없다. 인문학의 최고 가치 중 하나는 창의적 선행이 아닌가. 세상에 인간은 과학과 종교의 화석이 되어서는 안되며, 인간이 신앙의 노리개가 되어서도 안된다. 사람마다 억하심정 가위질이 되어서는 더욱 안된다. 인간의 노모스(Nomos)는 바로 인간에 있기 때문이다.

아직 호모사피엔스의 탈을 쓴 수수께끼는 인간의 편에 답을 놓지 않았다. 병은 이탈이고 정상은 고집이다. 사람의 구체적인 법과 의학은 이미 섭렵됐다. 다만 그로 인한 합병증에는 손을 못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인간의 생각과 존재는 약속된 기호를 통하여 학문의 갈래에 따라 잘도 풀어낸다.

그러나 건전하게 일컫는 사회적 구성원에서 변질된 사이코패스의 진단은 지금 예방과 처방이 무척 까다롭다. 기계공학처럼 역학적 구조의 결함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에 원인 규명이 난감한 것이다. 풍요로운 휴식과 건전한 설득도 통하지 않는다. 굳이 꼬집자면 모순의 갈등으로 학습된 정신적 질환이 갈피를 못 잡는 사회적 풍조의 가시에 찔린 합병증으로 곪은 것이라 조심스럽게 단정한다. 다만 건전한 부모 밑에서 올바른 자식이 성장하리라 하는 것은 희망의 변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보편적 호모사피엔스는 모두다 정상이란 말인가. 아니다. 그 또한 잠재된 위험 요소가 다분히 억제된 것이다. 문과 문이 엉킨 옹매듭이 세상에는 즐비하다. 때때로 엽기적 자극을 받아야 반응한다. 세상에 알려진 어떠한 과학적 산술도 완전하지는 않다. 다시 말하면 정신이냐 물질이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불공평한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인간 길들이기의 누락이 아니라, 인간 세상의 후천적 책임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이기에 그렇다. 세상의 농사는 호락질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물동이가 서로서로 한 솥밥을 지을 때 인간은 비로소 에덴에 갈 수 있다. 누가 호모사피엔스고 어떤 놈이 사이코패스인가. 이제 까치발 띠고 이웃의 담벼락에 낙서를 지우고 제 구멍의 욕을 씻어야 한다. 그래도 병원 없는 세상보다 병원 있는 세상이 더 살만하다. 그렇다고 병을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잔칫날 빈 술병은 숟가락 장단에는 제격이다.

당신의 생각은 어디로 가는가.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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