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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아픈 숙제가 있다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3월 10일
↑↑ 안익수 시인
(제3의 문학 발행인)
ⓒ (주)포천신문사
해방이 되자 한국 전쟁이 발발했다. 그 이후로 땅은 쩍 갈라졌고 민족은 이산가족이 되었다. 내 고향 분이는 양갈보가 되었으며 더러더러 민족의 핏덩이는 트기가 되었다. 그리고 비옥한 들판은 철조망이 쳐졌다. 이런 얘기다. 한반도 36년간의 치욕은 얘기하기 무섭게 주먹을 불끈 치켜든다. 그러나 남의 마당에 함부로 화약 냄새를 풍기고 별똥이 떨어져 산과 들이 찢어진 것은 구태여 성토하지 않는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문화의 충돌과 경제의 우열점령이 그것이다. 황토나 바위틈의 뿌리를 튼튼히 내린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 혹 꺾인 나뭇가지는 내버려 두어도 다시 새순이 돋게 마련이다. 집안싸움은 남이 끼어 들어 콩 나라 팥 나라 참견할 일이 아니다. 쌈 말린답시고 웃통 벗은 가슴이나 할퀴고, 주머니마저 슬금슬금 뒤져서는 안 되는 법이다.

전깃불이 나가 밥이 설은 것은 꾹 참고 먹어도 배고픈 사람은 소화만 잘된다. 또한 뉘가 든 것은 먹으면서 골라내면 된다.

또 이런 얘기다. 총 들고 무장하는 것만이 국방이 아니다. 특정한 지역이 국토방위에 점유되어 사용되는 것 역시 하나의 방위산업이다. 그것은 합리적 국토이용계획에서 경제·문화산업이 희생되는 것이다. 대포소리와 군사시설에 짓눌리어 무조건 피로감을 감내하라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것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유기인 것이다. 구체적 대안과 해결책은 굳이 말 안 해도 귀가 따갑게 들어서 잘 안다. 문명의 발전과 정신문화 산업을 제한하는 것도 정치적 담보이기에 그렇다.

사람의 양식을 위하여 논밭에 농로를 내거나 땡볕에 삽질하다 참 먹을 원두막 한 칸 지으려 들어도 군사보호시설 구역이라 하여 말뚝 하나 박을 수 없다. 지금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 재개발이다, 녹색혁명이다 하여 군사정권 시절에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하늘을 찌르던 구조물은 이제 도시미관을 해친다하여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주야로 삼키느라 가로등이 깨진다. 더구나 평생 모은 서민의 재산을 헐값으로 흥정하고 각목과 물대포는 창과 방패가 되어 인간의 생명과 사회적 가치관이 허망한 연기로 주저앉는다. 그런데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가보라. 으리으리한 주택과, 꽃과 뱀이, 나비와 벌이 흥청망청 불빛과 꽈리를 튼다. 이 땅이 누구를 위한 개발이고 누구를 위한 제한인가.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할 아픈 숙제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경기북부지역이 얼마나 찬밥신세였나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이상은 결코 아니다. 첨언하자면 남의 나라 쌈박질에 쌈 말리러 들어와 멱살잡이 풀어놓고 팔짱끼고 밥상 차리라 하는 것은 비겁한 힘의 횡포가 아닌가. 아무리 남의 집 김치가 맛있다하더라도 김칫독까지 깨서야 되겠는가.

시대가 뒤숭숭하여 도시 서민은 거리로 내몰리고 게다가 변두리 촌놈들은 소똥냄새나 맡고 볏모가지 붙잡고 발버둥을 쳐도 점점 인생살이 꼴찌로 치달으니 그래 어쩌란 말이냐.

이제 정부의 가신은 권력(힘)에 기생하여 제 울안에 백일홍만 심으려 들어서는 안 된다. 백성이 지금 무엇을 바라는가, 깊이 통찰할 일이다. 화무십일홍이라 한 것을 아는가.

죽엽산 자락 고모리 비득재를 넘다가 직동리에 멈춰서니 저 아래가 광릉숲이라 한다. 광릉숲 문화의 거리와 유네스코 등재는 요원한 것인가.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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