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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시론](詩)여!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2월 28일
정직하게 땀 흘린 대가로 재산을 일구는 일은 아름다운 찬사를 후하게 덤으로 주어도 왠지 아깝지 않다. 아니 아름답기까지 하다. 발바닥이 부르트고 군살이 돋은 손으로 모은 재물은 햇볕에 바라지도 않을뿐더러 함부로 낭비하거나 탕진하는 법이 없다. 그러나 남의 등을 치거나 속임수로 돈을 후려낸 인간은 함부로 흥청거린다.

근면한 땀을 흘리지 않은 인간은 권력의 자리와 권위의 모자까지 돈으로 사려든다. 그래서 돈으로 큰 소리 뻥뻥치며 세상을 업신여기고 인간의 존엄에 생채기를 낸다. 더러는 정치꾼과 재벌이 야합을 하여 선량한 백성들이 내 놓은 세금을 생으로 잘라먹기 일쑤다.

권력이 돈 맛을 알면 안될 일을 되게 해서 백성의 몫을 부동산에 묻고 비밀구좌에 몰래 챙긴다. 백성의 세금을 훔쳐먹는 놈은 날강도이고 사람의 허점을 악용하여 돈을 뜯어내는 놈은 돌팔이라고도 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날강도와 돌팔이가 득실거린다. 날강도가 돌팔이 발목을 잡으면 고래 등에 새우등이 터진다며 응수하여 물귀신 작전을 쓴다. 이것이 부정부패의 사열식이며 패거리 잡배다. 이러한 사열식으로 애꿎게 입술 부르트는 것이 백성이고 병드는 것은 나라꼴이다. 차라리 손에 칼을 들고 강도질하는 놈은 잡을 수나 있지만 권력과 꾀로 결탁하여 사회와 사람의 등을 치는 잡배들은 버젓이 행세를 하면서 도둑질하기 때문에 좀처럼 사정권에 포착이 안된다. 포착이 된다 한들 우물쭈물 거리다가 뻔뻔하게 활보하니 울화통이 터진다.
결국은 하늘의 사필귀정에 근거하여 꼬리가 밟히고 파투가 난다. 그것이 바로 천벌이다. 천벌은 방망이 땅땅 치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백성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때 마다 사람을 굴비 엮듯이 엮어 철창바닥에 진열을 한다. 이것이 새천년의 벌레다.

그렇다. 참나무가 단단하다 하여 기둥으로 사용하면 벌레가 파먹어 쓰러진다. 집의 기둥이나 대들보는 조선 소나무가 제격이다. 사람도 쓸모에 따라서 쓰이게 마련이다. 예술적 감상의 돛배는 눈물에 뜨며 실천하는 양심의 배는 가슴으로 저어간다.

지금 ‘워낭소리’ 가 왜 장안의 화제인가 거기에는 근면한 인간의 수레가 있다. 인간의 근원이 있고 고고한 생명력과 우직한 발소리가 있다. 한마디로 소박한 인간의 피와 살의 다큐멘터리다. 인간의 대지인 어머니가 거기에 있고 인간의 씨앗인 아버지를 그곳에서 만난 것이다. 사람은 신(神)이 되기보다는 인간이 먼저 되고 싶어한다. 구원의 종소리를 들으려 하기 보다는 생명의 워낭소리가 더 간절하여 먼저 모여드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곁이 우선 그립고 하늘은 멀리 있다 지쳐서 그런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지렁이로 고기를 낚아 살지만 하늘은 쓰러지고 넘어지는 인간을 말씀으로 부축한다.

지난 일요일 소흘읍 사무소의 마당 한편에서 물씬한 인간의 만남을 보았다. 대한적십자사 포천 지역 회원들이 마련한 따뜻한 물과 정겨운 윷가락은 서로의 삶의 먼지를 닦아내며 처진 어깨를 들어 주었다. 마치 노랑병아리들이 구름사이로 터져 나온 햇살을 열심히 쪼고 있는 것 같았다. 화단의 꽃은 지지만 봉사의 꽃은 결코 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시간을 포기할 수 없으며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울렁거리고 매스꺼운 이 땅은 손을 넣어 토할 수도 없고 삐걱거리며 등이 가려운 이웃은 손이 닿지 않아 긁어줄 수 없다. 그저 펜 끝으로 화살을 당겨봐야 잉크만 날아가 허공에 떨어질 뿐이다. 펜이 칼보다 강할지언정 실천하는 양심보다는 비굴하고 피보다는 더 부끄러울 때가 많다.

다행이 먼발치에서 이 시대의 목자를 보았다.

‘나를 밟고 가라’

시(詩)여!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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