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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사람의 길을 묻다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2월 28일
↑↑ 안익수 시인
제3의 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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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의 이동은 다 흔적을 남긴다.

흔적을 남기건 자욱을 내건 늘 그것은 생명의 길이 되어 왔다. 사람은 사람의 길을 내고 물은 물길을 낸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 길로 가고 물은 물길로 간다. 그래서 시냇물은 바다로 가고 사람은 죽음으로 간다 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있는가 하면 죽음에 이르는 길도 있다. 모든 길은 다 집으로 닿아 있으며 세상으로 나 있다. 길은 집을 붙잡고 집은 길에 매달려 살아간다. 다람쥐를 가두면 쳇바퀴를 돌리고 산골짜기에 놓아두면 제 길로 사는 법이다. 산토끼는 제 길로만 다녀서 종종 덫에 걸리기도 한다. 길은 생명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인간은 길을 내고 길을 낳고 길에게 물으며 살아간다. 길은 대화의 동행자이며 문화의 통로가 된다. 제주의‘올레’는 인간에게 여유와 느낌과 쉼표를 일러준다. 그 길은 밟아도 굴러도 결코 화내지 않는 길이다. 인간의 길에 삽질을 하면 문명이 되고 문화가 되며 또 예술이 된다.

사람은 길을 닮고 길은 사람을 닮아 간다. 얼굴에 분을 발라 흉터를 덮거나 탈을 쓰고 야합하여 비렁뱅이 자루 찢을 것이 아니다. 가슴에 금이 간 양심을 먼저 보수하고 구정물로 그득한 똥배를 청소해야 한다.

배가 부른 풍선은 바람을 빼면 되지만 사람의 길을 훔쳐먹고 입신(立身)하려는 인간 뱃구레는 아직도 철들 날이 먼가 보다. 세상에 신세 안 지고 사는 사람 있을까만 세상에 빚쟁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은행의 빚은 갚으면 되지만 사람의 은덕은 갚고 갚아도 남는 법이다. 물질은 저울에 달리지만 은혜는 저울추를 산술하는 것이 아니다. 무게를 따지는 것은 좋다. 그러나 챙겨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이 있다. 제복 걸치고 공연히 폼 잡던 놈이 시래깃국에 마늘 한 주먹 다져 넣는다고 그것이 양분인 양하여 글 쓰는 척 꼬락서니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똥개가 길거리에 똥 빠트리듯 글짓기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심심풀이 인스턴트 식품인줄로 착각을 한다. 이 또한 문인이 가야 할 길이 아니다.

만물을 이롭게 한 덕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따라 확인된다. 사람이 사람을 해치면 그것은 곧 부덕이다. 왜 사람들은 선악의 틈바구니에서 안절부절 갈등하는가. 덕과 부덕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기에 그렇다. 왜 정치는 썩어지고 사회는 타락하고 인간은 메마른가. 마음이 덕을 잃고 행동이 덕을 잃은 탓이다. 이제는 뼈저린 아픔으로 담론해야 할 일이다. 광포하고 무식하고 곧지 못하여 성실하지 못하면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부덕의 죄를 짓게 된다. 이 또한 사람이 가서는 안 될 길이다.

나에게 이롭고 남에게 해롭게 되면 이미 선이 아닌 것이다. 지금 세상은 어떤가. 불평불만이 춤을 추고 사람끼리 겨루며 시샘하고 다투고 약점만을 노린다. 양심이 삐 뚫은 사람은 생각이 음흉하고 발걸음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모두에게 이로우면 저절로 올바름이 되는 것이다. 나를 비굴하게 하면서 남으로부터 호감을 훔치려 들면 금방 탄로가 난다. 그것은 거짓이며 위선이며 음모일 뿐이다. 어찌 이 또한 인간의 길이라 할 수 있을까.

사람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동시에 더불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금 세상은 턱없이 혼탁하고 방탕하다. 결국 욕심과 욕망이 호흡을 멍들게 한다. 그래서 인간은 쉬지 않고 물질과 권력을 앞세워 싸우고 경계한다. 문화의 힘도 합세하고 총과 칼이 득세한다. 모든 잘못은 지나친 욕심에서 비롯된다. 권력이 탐욕을 부리면 장사를 하고 지위가 욕심을 내면 지위가 장사꾼이 되고 돈이 욕심을 내면 돈 놓고 돈 먹기다. 이렇게 되면 착함은 밟히고 악함은 뒤에서 독을 품게 마련이다. 이것이 세상을 힘들게 하는 고질병이다. 인간의 길에는 바람도 지나가고 사람이 산다. 지금 우리는 하늘을 부정하지 않으며 인간의 길에 있는가.
안익수 기자 / 입력 : 2009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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