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먼 여정길에 올랐다. 예견은 했었지만 그렇게도 바쁜 걸음 재촉할줄은 몰랐다. 얼마전 통화할때만해도 공기좋은 산정호수에 놀러오라는 나의 권유에 다리에 힘이 없어 아래층도 못내려간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남대문 동대문 휩쓸며 물건 해다가 팔고 싶다고 했다. 불과 6개월전 정주롯데백화점에서 까르벤점, 신강식 브띠끄, 황지영 브띠끄 매장을 3개나 운영하는 등 활기찬 인생에서 갑작스레 바뀐 자기의 생활이 아쉽다는 마음을 털어 놓았는데.... 천년을 살 것처럼 조그마한 갤러리에서 그림이나 그리면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통차 대접하며 느즈막 세월 낚고 싶다던 친구가 홀연히 떠나간 빈자리에 가슴이 저린다. 승부는 엄두도 못내는 그런 한판승이라면 고통이 덜할 때 어쩌면 재촉한 삶의 허무함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노래, 그림, 공부 등 못하는 게 없었던 친구. 동행하지 못하고 친구들의 가슴에 죽음의 두려움보다는 현 위치를 깨닫는 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정의 교류를 가르쳐 주고 떠난 듯 싶다. 총명하고 당당하던 조그마한 체구에 배움의 손 놓치 않았던 어제를 뒤돌아보고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천년동안 살기를 바라기 보다는 안주하고 있던 지금의 현실을 깨닫고 남은 삶 동안 베풀고 나누고 이해하여 참된 삶 영위하다가 가고 싶다. 내 자신의 교통정리, 규율을 잘 지키다 보면 화합, 질서는 물론 불편한 비포장도로가 편안히 갈 수 있다. 아스팔트길로 변하지 않을 까 싶다. 구름 위에 뜬 사랑이불 덮고 하나님 곁에 포근하게 잠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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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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