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위에서 갈등(葛藤)이란 말을 흔히 듣는다. 또 고민(苦悶)이란 말도 많이 듣는다. 갈등이나 고민은 무엇에 대해 결정(決定)하지 못하고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갈등은 ‘행복(幸福)한 고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갈등은 선택가능(選擇可能)할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터네티브(alternative)가 있을 때 생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이스(choice)가 있을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터네티브란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초이스는 대상이 둘 이상이어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노 얼터네티브(no alternative) 노 초이스(no choice)가 되면 갈등은 저절로 사라진다. 망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선택(選擇)의 여지(餘地)가 없기 때문이다. 망설일 일이 없으니 주춤할 이유가 없고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나밖에 없으니 갈등(葛藤)할 필요가 없고 고민(苦悶)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괴로워하지 않고 마음고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남몰래 혼자서 속을 끓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고민은 혼자서 속을 끓이는 것이다. 혼자서 애태우는 것이다. 애를 태운다는 것은 창자를 태운다는 것이다. 창자를 태우고 있으니 얼마나 괴롭겠는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말로 다 형언(形言)할 수 없을 것이다. 나타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고통에서 헤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버려야 한다. 비워야 한다. 온갖 잡동사니로 꽉 차 있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욕심(慾心)을 버리고 사심(邪心)을 버리고 정심(正心) 정각(正覺)으로 돌아가야 한다. 채색(彩色)된 눈으로 세상을 보면 채색된 모습만 보이기 때문이다. 왜곡(歪曲)된 눈으로 세상을 보면 왜곡된 모습만 보이기 때문이다. 채색된 눈을 내려놓아야 한다. 왜곡된 눈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보아야 한다. 고민은 욕심(慾心)에서 온다. 원트(want)에서 온다. 고민은 늬드(need)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원트에서 오는 것이다. 늬드란 절실(切實)함을 말하는 것이고 원트는 욕망(慾望)을 말하는 것이다. 욕심은 금물(禁物)이다. 늬드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자족(自足)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배가 부르면 사냥을 멈추어야 한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사냥을 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비극(悲劇)이 여기서 싹트는 것이고 인간의 고민(苦悶)이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고민은 또 근심과 걱정으로 이어진다.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려야 한다. 최선을 다 하되 결과(結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근심하지 말아야 한다. 결과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고 근심하니까 고민이 생기는 것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하니까 고민이 생기는 것이다. 최선을 다 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그 다음은 자연(自然)에 맡겨야 한다. 운명(運命)에 맡겨야 한다. 내 노력(努力)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의지(意志)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걱정과 근심은 불안(不安)한 마음에서 온다. 두려움에서 온다. 마음을 편안(便安)히 가져야 하는 이유이고 자신감(自信感)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일은 내 손을 떠났다. 걱정하고 근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한 숨 돌리면서 다음을 대비(對備)하고 앞일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省察)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불안하게 하는 요인(要因)이 무엇이고 두려워하는 마음의 근원(根源)이 무엇인지 곱씹어봐야 한다. 그것이 고민을 해결하는 상책(上策)이다. 만유일체유심조(萬有一切唯心造)라 하지 않았는가? 세상만사(世上萬事) 마음먹기에 달렸고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매사에 자신감을 갖자. 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자. 마음이 편안하면 매사가 편안하고 일이 즐겁다.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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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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