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바람결에 소식처럼 보내온
국화향 스치는 가을 오는 소리
평온이 보이는 들녘을 향해
한없이 가보고 싶다
기다려 줄 사람도 없는데
만남의 기쁨보다 더 반가운
알찬 열매들이 바람을 손짓해
풍요의 노래를 부른다
그들은 말 한다
나는 어느 훌륭한 사람들보다
한 치의 거짓 없이 내 할 일을 했노라고
그래서 겨울을 맞이하기에
부끄러움이 없노라고
<감상노트>
봄에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가을에는 진정한 사람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시간 속에 묻혀 사는 사람의 맘과 옷에는 꽃비가 내리는가 하면 어깨에는 돌덩이 같은비가 내리기도 한다. 이처럼 살아가는 일들로 사람의 가슴에 흔적이 되고 시퍼런 멍이 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깊은 사색에 마음을 여닫으며, 삶의 희망과 꿈의 의미에 물감을 들여 겨울을 넘어 다시 봄을 기다릴 일이다. 가을이 저만큼 가면 이미 봄은 이만큼 와 있다.
안익수(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