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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세이] 卒啄同時(줄탁동시)

이호연 영평초등학교 교장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20일

 

교직에 입문하여 지금까지 근무해 오면서 교육 효과에 대하여 감명 깊은 장면이 많다. 또한 교육훈련 중에서도 많은 감동도 많다. 교육훈련 중에"卒啄同時(줄탁동시)"에 대하여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한 교육자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4자 성어라고 생각했다.


어미가 품에 안은 알속에서 조금씩 자란 병아리가 세상 구경을 해야 하는데 알은 단단하기만 하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알껍데기 속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공략 부위를 정해 쪼기 시작하나 힘이 부친다.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 닭은 그 부위를 밖에서 쪼아 준다. 답답한 알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병아리는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줄」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탁」이다.


"卒啄同時(줄탁동시)"가 가르쳐 주는 교훈은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卒:줄」과, 밖에서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啄:탁」이 동시에 발생해야 어떤 일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나의 교직에 있어서도 卒啄同時(줄탁동시)와 같은 경험이 있다. 1977년 그러니까 나의 교직경력이 만 4년째 되던 해의 일이다. 그 해에 6학년 여학생 반을 담임했었다. 그 때 반장하던 임○○이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반장에게 "○○아! 선생님 생각인데 넌 앞으로 커서 판사 아니면 스튜어디스가 되면 좋겠다."고 자성예언을 해 주었다.


그 후 졸업 후에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인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아보니 6학년 때 내가 자성예언을 해 주었던 임○○이었다.


"선생님! 저 임○○이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저에게 스튜어디스가 되라고 말씀하셨는데 대한항공 국제선 스튜어디스가 되었어요. 선생님 감사드려요. 서울 오시면 꼭 연락 주세요."라는 낭랑한 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떨결에 받은 제자의 전화였지만 순간적으로 나에게는 교육자로서만이 느낄 수 있는 큰 감동을 받았다.


6학년 때는 장래의 꿈도 어느 정도 구체화되어가고 있는 시기다. 제자에게도 자기 나름대로의 장래의 꿈이 있었을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통하여 많은 영향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인 나에게서 받은 자성예언으로 인하여 자기의 꿈을 실현하고 나니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잊지 않고 연락을 준 것이다.


교육자에게는 이런 미래의 꿈나무들에게서 영글어 가는 꿈이라는 과실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보람 있는 직업이다. 담임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들을 면면이 살펴보면 나름대로 자기만이 지닌 특기와 특성이 있다. 때로는 담임의 취향과 달라서 외면하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모든 것이 꼭 있어야 할 것으로 비쳐질 것이다. 아무쪼록 교사에게는 비범한 혜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학생 각자가 지닌 특기와 특성을 살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卒:줄), 꼭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줌으로써(啄:탁)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나오듯 애벌레가 변태과정을 거쳐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 학생도 새로운 모습의 격상된 자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교사의 사명이란 무한 경쟁의 시대에 자기 주도적으로 적응해 가면서 사회와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학생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사 나름대로의 원대한 꿈과 비전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니도록 부단한 노력과 자기 연수가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담임하고 있는 학생 각자의 필요성을 파악할 수 있는 혜안이 생겨 "卒啄同時(줄탁동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우리의 교육에서 감당했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맹자의 四端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면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이에 대해서도 그 위기나 불행을 보면 측은히 여기게 되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 인(仁)이고, 잘못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릇된 것을 미워할 줄 아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의(義)이며, 남을 공경하고 사양할 줄 아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 예(禮)이며, 마지막으로,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등으로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아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지(智)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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