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30 오후 07:36:5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

[이상일의 탐조(探鳥)이야기 = 25 ] 흰눈썹황금새 (tricolor flycatcher)

"만화 속의 주인공처럼... "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13일

안개가 자욱한 새벽녘 촘촘히 늘어선 나뭇가지 사이로 아름다운 선율의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박새나 꾀꼬리 소리와는 전혀 다른 하이톤의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누구의 목소리일까 궁금하여 두리번 두리번 하며 찾아보았지만 나뭇잎에 숨어 있는 작은새를 찾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분명 코 앞에서 저토록 황홀한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고 있건만 정작 주인공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잘 보이질 않았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지저귀는 새 소리에 귀기울여 들어보니 주옥같은 목소리로 지저귀고, 배는 진노랑색을 띠고 있으며 등과 머리는 검정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눈에는 흰눈썹이 그려져 있어 마치 만화속 주인공처럼 생긴 깜찍한 모습으로 나뭇잎 뒤에 숨어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고 있는 모습이 눈가에 들어왔습니다.


옆에 있던 도감을 펼쳐 확인해보니 요즘 한창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흰눈썹황금새였습니다.


 



 


워낙 강렬한 외모적 특성을 갖고 있어 누구든지 한번 보기만 하면 흰눈썹황금새를 알아 볼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새 입니다.


황금처럼 진한 노랑 깃털과 이마엔 짙은 흰색눈썹을 하고 있는 진객이 둥지를 틀려고 우리고장을 찾아 온 것을 보니 반갑기만 하였습니다.


근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어 추정해보니 아마도 3~4쌍이 번식을 준비중인 것 같더군요. 이 녀석들과 함께 할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며 다음날 만나기로 하고 그들만을 낙원을 떠나왔습니다.


그 이후로 4회의 만남이 있었는데, 둥지를 짓기 위해 열심히 재료를 물어 나르는 암컷에게 먹이를 잡아다 주는 숫컷의 다정한 장면도 목격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만의 낙원에 태어날 어린 새끼들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이된 영문인지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들려와야 할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어디 가고 고요한 정막만이 흐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저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흰눈썹황금새 부부는 서로의 깃을 다듬어주고 둥지를 안전한 곳에 틀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건만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 나다니.


그들의 둥지는 아마도 뱀이나 청설모 등의 다른 포식자에게 희생된 것인지, 둥지는 이미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되어버리고 어미들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번식실패의 원인은 아무래도 흰눈썹황금새 부부가 새내기라서 경험이 부족해 둥지를 너무 낮은 곳에 틀다보니 포식자에게 노출되어 실패를 한 것이 아닌가 추정을 해 봅니다.


생태계를 관찰하다보면 이런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을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냉정한 생태계의 질서를 느끼곤 합니다.


 



 


인간이 그 중간에 끼어 들어 인위적으로 그 질서를 무너트릴 수도 없는 숭고한 자연의 질서 앞에 때로는 좌절을 느끼기도 하며 때로는 위대한 탄생 앞에 경이로움마저 느끼고는 합니다.


모처럼 귀한 진객이 우리고장을 찾아 왔지만 그들의 숭고한 번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실패로 끝이나 아쉬움과 미련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지만 내년에도 반드시 우리고장 포천을 다시 찾아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07.05.10 포천시 해룡산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장 이상일


017) 705-0994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9월 13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