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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광대가 판치는 세상

박정근 (대진대학교 영문 학과 교수)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30일

요즈음 텔레비전 방송에서 코미디 프로가 매우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살기가 어려우면 그 애환을 달래기 위해서 코미디언이 보여주는 추한 모습이나 괴상망측한 표정을 모습을 보고 웃는다. 사람은 너무 무거운 주제에 매달리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를 해소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청년실업률이 높아서 사회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계속되면 폭력사태나 계급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옛날부터 통치자들은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스포츠나 축제를 이용해서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심하게는 이런 정치적 필요성에서 의도적으로 시민들을 우민화시키는 음모


 


"셰익스피어가 살던 엘리자베스 시대에도 거리에서 광대 짓을 해서 생계를 해결하는 광대가 있었다. 독재가나 전제군주들도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곁에 광대를 두고 웃음을 즐겼다. 우리가 잘 아는 "리어왕"에서 딸들에게 권력과 재산을 다 내어주고 왕따를 당하는 리어를 놀리는 것도 광대이다. 광대들은 시민들을 어떻게 웃길 수 있는가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자신보다 못나고 추한 광대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위안을 얻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얻을 수 있었다. 아무리 삶이 어려워도 자기보다 못난 자들이 존재하는 한 자신 또한 존재할 가치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를 꾸미기도 하였다. 셰익스피어가 살던 엘리자베스 시대에도 거리에서 광대 짓을 해서 생계를 해결하는 광대가 있었다. 독재가나 전제군주들도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곁에 광대를 두고 웃음을 즐겼다. 우리가 잘 아는 "리어왕"에서 딸들에게 권력과 재산을 다 내어주고 왕따를 당하는 리어를 놀리는 것도 광대이다. 광대들은 시민들을 어떻게 웃길 수 있는가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자신보다 못나고 추한 광대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위안을 얻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얻을 수 있었다. 아무리 삶이 어려워도 자기보다 못난 자들이 존재하는 한 자신 또한 존재할 가치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시대에 뛰어났던 광대는 캠프라는 희극배우였는데, 그는 인기가 너무 좋아서 모든 희극무대를 휩쓸었다는 기록이 있다. "파르나서스로의 순례"라는 작품에서 디로모는 광대의 등장에 대해서 "야, 너 정말 멍청하구나. 광대 없는 극이 없다는 걸 모르니? 캠프가 상스러운 표정을 짓기 시작한 이래로 광대들은 머리나 어깨가 떠밀려 극중에 나오지, 그러니까 너도 수레 밧줄에 묶여 끌려 나와야 되는 거야ꡓ라고 덜 떨어진 광대에게 설명한다.  그는 광대가 관객을 웃길 수 있는 연극적 수법에 대해서 ꡒ입을 비틀어 꼴 수 있으면, 다리를 지팡이에 올려놓고, 칼로 치즈를 동강내거나 땅에 쏟아진 우유를 핥아먹을 수 있다면, 장담하건데, 그들이 신나게 웃을 거야"라고 대답해준다. 그야말로 배우의 입장에서 육체의 괴상한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균형이 깨어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인들이 광대 몸짓을 하는 희극배우들의 불균형적 모습을 원하고 즐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제문제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유를 빼앗아 가버렸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밀려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조기 퇴직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퇴직 후 비정규직으로 전락하여 경제적 약자가 되고 만다. 소규모 자영업조차 자본의 힘으로 대규모 유통을 주무르는 대기업에게 종속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물론 능력이 있는 자들은 신자유주의적 환경에서 더 많은 부를 누리고 새로운 특권층으로 부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제도가 있어 계급적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가 심화됨으로써 계급적 위화감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다. 언제 낙오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 한국인들은 심리적 탈출구를 코미디에서 찾고 있다.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가는 열등의식을 코미디언들의 추한 모습이나 괴기한 몸짓을 관람함으로써 심리적 극복의 열쇠를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광대의 희극적 몸짓을 즐기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데 있다. 모든 예술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만 근본적인 치유를 하지 못하고 도피처 제공으로 끝날 수 있다. 일상의 피곤함에서 벗어나서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만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가려는 의지를 접어버리는 것은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코미디물이 상업적으로 범람하고 예술적 질의 저하를 방치하는 것은 연극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더더욱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풍조는 정치인 스스로가 광대로 전락하는 것 같다. 광대는 사회발전을 위한 예술적 도구가 되어야하지 광대가 판치는 사회는 우리들의 공동체를 희화할 가능성이 높다. 광대는 광대의 역할에서 자신의 본분을 찾아야 하고 진지하게 행동해야할 지도자들은 좀 더 품격 있는 모습을 유지해야할 것 아닌가. 대통령의 언어가 광대의 언어로 전락함으로써 오는 사회적 혼돈은 우리를 얼마나 우울하게 만들었던가. 한국인들이여, 광대를 사랑하고 즐기되 그들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지는 말자.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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