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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창종의 포천이야기 = 204] 영혼의 소리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12일

옛날 내 고향 출신 선비가 출사하여 높은 벼슬살이를 하다가 늙어서 임금께 궤장(机杖)을 받고 낙향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누리지 못한 영화(榮華)가 없는 생활이었으나 깨닫지 못한바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먼저 낙향한 선비들을 서원으로 찾아가서 보람된 삶을 자문하기에 이르렀다 한다.


“그게 소원인가? 그렇다면 자네는 영혼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떨까?”


“영혼의 목소리라니요?”


“모를 것일세 자네는... 공동묘지에 가면 수많은 죽은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일세... 그 곳에서 죽음의 세계에서 사는 철학을 깨닫게 될 것일세 마는... 그것 또한 자네의 맑고 정직한 영혼만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네”


도통(道通)한 듯한 선풍도골(仙風道骨)의 선배 선비에게 들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는 자문을 구하는 선비의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래서 그 날 즉시, 목욕재계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공동묘지가 아닌 크고 높은 벼슬을 지낸 듯한 사람의 묘소를 찾아 가 나무 위에 숨어 귀를 기울였다.


“허- 고약한 놈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 정성이 깃들지 않고 정갈치 못하단 말인가? 제사상 음식 속에다 뱀을 넣다니... 나 보고 뱀을 먹으라고...? 내 살아 생전에 그리 안 가르쳤거늘... 괘씸한 놈 같으니...”


아마도 그 날이 묘소의 망인이 제삿날로 제사를 받으러 갔다가 오는 영혼의 목소리인 듯 하였다.


‘옳거니... 내 할 일이 있으렸다.’ 그 길로 비석에 적힌 주소를 찾아가 보니 온 집 안이 난리가 났다.


“아이고 웬 일인고? 제삿날 상주가 두통을 앓고 눕다니...”


“오늘이 제삿날이시지요? 제상에 올렸던 음식을 검사해 보시지요.”


그래서 제사 음식을 검사해 보니 음식 속에서 긴 머리카락이 나왔다.


“음식을 다시 차려 제사를 다시 정성껏 모시도록 하시지요”


근엄하고도 진지한 선비의 충고를 들은 망인의 가족(유족)들은 새로 제물을 정갈하게 준비하고 다시 목욕재계한 다음 제를 올렸다. 그랬더니 씻은 듯이 상주의 두통이 완쾌되었음은 물론 온 집안이 화기(和氣)에 넘치고 일익번창(日益繁昌)하였다 한다.


그 후, 영혼의 목소리를 들은 선비는 사후세계(死後世界)가 존재하여 영혼의 세계가 살아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진실로 믿기에는 그 자체가 이야기에 끝나는 바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우리의 전통사회는 조상신을 믿는 사회로 이어 왔음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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