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30 오후 07:36:5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

[수필가 김창종의 포천이야기 = 203]

「성황당」의 울음 소리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03일

옛날 구읍 성황당 근처에는 장난꾸러기 악동(惡童)이 살아서 마을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였다고 한다.

어느 해인가 흉년이 들었는데 유독 박생원 댁에만 곡식이 잘 되여 곡간에 가득 가득 차고 넘쳤다고 한다. 다른 집은 추석이 되여도 흉년이 들어 겨우 조상님께 제를 올리는데에만 떡과 과일을 차려 올리고는 쫄쫄 굶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박생원 댁만은 진수성찬을 차리고 제사상 다리가 부러지게 제사를 지내는 게 아닌가? 이에 분개한 포천 보통학교 두 개구장이가 박생원 댁을 골탕 먹이고 마을 사람들에게 시혜를 베풀게 하는 작전을 전개하였다 한다. 하루는 마침 장날이어서 박생원이 장거리에서 장구경을 온 종일 하고는 어두워서야 귀가하게 되었다.


몸종 한명만을 데리고 장마당에서 돌아 오던 박생원이 구읍 성황당 장승 앞에 이르자 큰 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아이고 데이고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흉년들어 죽다니... 굶어서 죽다니... 이런 억울할 때가 또 있겠는가? 박 아무개네 집은 곡식과 과일이 넘쳐 난다는데... 아이고 데이고 이럴 수가 있는가? 성주님도 무심하시고 옥황상제도 무심하시지... 어찌해서 박 아우개네만 풍년을 맞았을고? 얼울하다 억울해... 아이고...!"


성황당 당집 안에서 송각시(처녀 죽은 귀신)와 꽁지귀신(굶어 죽은 귀신)의 울음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뭐?! 박아무개...? 나를 일컫는 말 아니던가? 나만 풍년 호강을 하여 귀신들 까지도 원망을 하고 있다니... 내 잘못이 크고나 크고 말고..."


이렇게 생각한 박생원은 몸종과 함께 신발을 벗어 들고 살금 살금 고양이 발걸음을 걸으며 성황당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 왔다. 오일 장마당에서 마신술이 확 깨고 온 몸이 사시나무 떨듯떨렸다. 긴급 가족회의를 하였다.


"우리 집만 풍작이고 다른 집은 흉작이어서 성황당 귀신들까지도 울고불고 야단이니 어찌 했으면 좋을고?"


박생원의 제안으로 가족들은 쌀과 곡식을 가난한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기로 하였다. 그 후, 포천 보통학교 김모, 조모, 학동(學童)들은 물어고개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울어서 고일리 부자를 감동시켰다는 이야기가 내 고향 포천의 전설로 전한다.


(그 후, 포천의 몇 안 되는 부자들은 흉년이 드는 해에는 성황당에서 귀신이 울어서 부자네 집을 해코지 할까봐 벌벌 떨며 적선을 하였다는 설도 전해 오지만 믿을 것이 못 된다.)


오히려 필자의 경험으로는 집 주인 몰래 대문 안으로 쌀이나 떡을 밀어 넣어 음덕을 베푸는 것을 본 일이 생각난다. 그래서 내 고향 포천을 양반의 고장이라 하지 않았던가?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7월 03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