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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 17]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Jazz Singer, 1927)>와 할리우드 뮤지컬의 시작

윤우영 (대진대 교수, 연출가)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6월 21일

앨 졸슨(Al Jolson)의 자서전을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브로드웨이의 윈터가든 극장(Winter Garden Theatre). 앨 졸슨의 레뷰(Revue)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일 때였다. 앨 졸슨의 레뷰는 별다른 줄거리가 없는 뮤지컬 공연이었지만 관객들은 대만원이었다. 그런데 공연도중 갑자기 앨 졸슨이 무대 앞으로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한 후 자신이 할리우드(Hollywood)로 가야하기 때문에 한 동안 브로드웨이에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관객들은 커다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앨 졸슨은 자신이 세계 최초의 유성영화(Talking Picture)를 찍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도 그 영화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반신반의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는 몇 달 후에는 반드시 이 자리에 다시 설 것이라는 약속을 하며 관객들에게 노래 한 곡을 선사한다. 마치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듯 "캘리포니아 히어 아이 컴(California Here I Come)"을 부른다.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낸다- 자서전의 내용을 자전적 영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 1946)에서 이야기로 꾸민 것인데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는 마치 세계 최초의 유성영화이며 최초의 뮤지컬 영화에 대한 찬사를 표현한 듯한 박수소리였다. 더욱이 앨 졸슨의 <재즈 싱어(Jazz Singer)>는 앨 졸슨 개인의 영광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영화사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를 세계최고 영화사 중에 하나로 21세기까지 지속시킬 수 있게 만든 결정적인 작품이었다. <재즈 싱어(Jazz Singer)>의 성공과 함께 무성영화는 급속도로 사장(死藏)되어 갔고 전 세계 영화시장에 유성영화가 자리 잡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영화사의 흐름을 잘 표현한 것이 영화 <씽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 1952)>이다. 우리에게는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고 <재즈 싱어(Jazz Singer)>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지만 <재즈 싱어(Jazz Singer)>는 본격적인 유성영화는 아니었다. 유성과 무성이 혼합된 영화로 단지 노래 부르는 장면만이 유성(Talkie)으로 처리되었다. 비록 반쪽 짜리 유성영화이긴 했지만 관객들은 신기한 발명품에 놀라면서 신문지상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앨 졸슨의 모습을 영화에서 직접보고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열광했다. 그런데 앨 졸슨이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다. 유성이라는 실험적인 영화로 인해 혹시 자신의 명성에 흠집날 것을 두려워한 에디 캔터(Eddie Cantor)가 거절하자 워너브라더스社는 출연료를 더 주더라도 브로드웨이에서 훨씬 지명도가 높은 앨 졸슨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앨 졸슨의 출연료는 75000달러였다고 알려져 있는데 오늘날에는 일반화되어 있지만 흥행실적에 따라 돈을 더 받게 되는 일명 러닝 개런티를 계약조건에 포함시켰다. 앨 졸슨의 러닝 개런티를 포함한 출연계약 액수는 1927년 당시에 상상을 초월한 거액이었지만 <재즈 싱어(Jazz Singer)>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워너브라더스 영화사도 350만 달러라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재즈 싱어(Jazz Singer)>의 대성공이후 많은 영화사에서 경쟁하듯 앞을 다투어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냈는데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는 MGM 영화사에 의해 1929년에 만들어졌다. <브로드웨이 멜로디(The Broadway Melody)>가 최초의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로 기록되고 있는데 "모두가 말하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all-talking, all-singing, all-dancing)는 표어처럼 기술적으로나 작품성 면에서도 획기적인 뮤지컬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재즈 싱어(Jazz Singer)>는 국내에도 DVD로 출시되어 있는데 첫 토키 영화를 보는 재미와 함께 전성기의 앨 졸슨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마치 앨 졸슨의 자서전을 옮겨 놓은 듯이 보이는 일부 장면들은 졸슨 생애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로 기억되고 있는 사건들이다. 마음은 보드빌에 가 있지만 아버지의 강압에 못 이겨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꿈을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집을 떠나는 장면, 그리고 비록 영화에서는 어머니가 보드빌 배우로 성공할 때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더욱 그리움이 커져만 가는 장면들은 거의 실제와 유사하다. 임종을 맞이하는 아버지를 위해서 성가대에서 부르는 "콜 니드라이(Kol Nidrei)"와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처럼 흑인 분장을 하고 부르는 "매미(Mammy)"는 이 뮤지컬의 백미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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