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햇살 가득한 거실 앞 나뭇가지에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직박구리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날은 항상 좋은 일 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도시 주변의 야산이나 공원, 그리고 아파트 화단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생김새가 수수해 사람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새입니다.
최근 들어 척박한 도심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여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수다쟁이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한반도 중부이남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텃새로 몸 전체가 잿빛을 띤 어두운 갈색이며,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겨울에도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새가 바로 직박구리입니다.
직박구리의 울음소리는 아침과 석양이 내리는 저녁때가 다르고, 흐릴 때와 바람이 불 때와 바람이 몹시 불 때가 다르고, 비가 오거나 겨울에 눈이 펑펑 쏟아질 때가 다릅니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일 담아 울어대는 새는 아마도 직박구리 뿐이 아닐까 합니다.
직박구리의 수다는 제 짝을 찾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분주히 아침부터 시작되어 저녁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들은 주변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네들끼리"
오고 가는 대화들에" 집중하는 듯 싶다.

아마도 수다쟁이 콘테스트에 나가면 당연히 대상은 이들의 몫이 될 겁니다. 필자가 처음 탐조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도심에서 볼 수 있는 새는 까치, 참새, 비둘기가 전부인 줄 알고 있다가 처음으로 직박구리를 발견하고 어설프게 사진에 담고서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탐조인구가 늘어나면서 관심밖에 있던 이들의 모습이 탐조 입문자에게 사랑을 독
차지할 만큼 유명세를 타는 새입니다.
무쓰를 발라 머리 깃을 바짝 세운 더벅머리 총각 같은, 전혀 낯설지가 않은 모습이 바로 그
이유가 되겠지요.
직박구리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이들이 도심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 이유를 조
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그들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비교적 거리를 잘 주는 편이며 암수가 늘 같이 붙어 다니다가 한 녀석이 뽀르르 다른 나뭇가지로 날아가면 다른 녀석도 곧바로 따라가 두 녀석이 찰싹 붙어 항상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먹이도 도심 속의 정원이나 가로수 등에 심어 놓은 유실수나 나무열매 등을 따먹게 되는데 특별히 가리지 않고 아무것이나 잘 먹는 특성을 갖고있어, 이들이 다른 새들보다 관찰하기가 쉬워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까치는 나약한 작은 새들을 괴롭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포식자로 돌변하는 무법자이지만 직박구리는 결코 나약한 작은 새를 괴롭히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제가 직박구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가끔 까치와 먹이경쟁을 벌이는 장면을 종종 목격하지만 도심 속의 폭군 까치가 나타나면 자리를 피했다가 잠시 후 돌아와 나뭇가지 열매를 따먹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어릴 적 추억 속에 곱게 기억되어있는 까치 밥입니다. 옛부터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과일나무에 열매를 남겨두어 먹이가 부족한 한겨울에도 새들이 먹도록 배려하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까치 밥을 남겨두었는데 이는 까치뿐만 아니라 직박구리에게도 중요한 겨울 식량이 되는 것이겠지요.
지난 겨울 직박구리의 까치밥 식사장면을 사진에 담으려고 몇 번 시도를 해보았지만 우리고장에는 감나무를 발견할 수가 없어 팥배 나무 열매를 따먹는 장면을 담은 것입니다. 올 겨울에는 까치밥을 따먹는 직박구리의 모습을 꼭 담아볼 계획을 세워 봅니다.
(2007 포천시 소흘읍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 이상일
017)705-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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