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의 무더위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저녁 햇살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할 무렵 까페"새를 찾는 사람"의 매니저이신 한상옥 님의 다급한 전화목소리가 들려왔다.
포천에서는 가끔씩 관찰되었던 큰오색딱다구리가 보금자리를 틀고 어느덧 어린 새끼 4마리가 둥지를 박차고 이소(移巢)를 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즉시 장비를 챙겨 달려가니 벌써 새끼 2마리는 이소를 한 후였다.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순간 어미새가 먹이를 물고 와 둥지에 남아있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지 않고 둥지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나머지 2마리도 빨리 둥지를 박차고 대자연의 품으로 들어오라는 어미의 강한 메시지 인 셈이다.
잠시 머뭇거리던 새끼 한 마리가 둥지를 박차고 힘차게 하늘을 나는 처녀비행을 한 것이다.
비록 10m의 짧은 거리의 비행이었지만 이제 드디어 자연의 일원으로 동참하게 되는 순간 이었다.

큰오색따다구리는 한국 전역에서 볼 수 있으나 번식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비교적 흔하지 않은 텃새입니다.
큰 나무가 우거진 활엽수림 또는 아고산대의 혼합림에서 단독 또는 암수가 함께 사는데, 번식기가 되면 벚나무류, 서나무, 은사시나무, 소나무 등에 둥지를 마련하는데, 나무줄기에 ""자 모양의 구멍을 파서 보금자리를 만드는데, 그 형태가 까막딱다구리와 비슷하나 크기는 다소 작은 편입니다.
알을 낳는 시기는 5월초부터 6월말 사이며 둥지 속에 부드러운 새의 날개나 이끼류를 깐 다음 3~6개의 알을 낳고 암수 교대로 15일 가량 포란을 하며 부화 후 새끼가 둥지에 머무는 기간은 18~35일 정도라고 합니다. 이번에 까막딱다구리의 보금자리는 많은 차량이 통행을 하는 도로변에 있는 나무에서 발견되었는데, 둥지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신기한 듯 오가는 차량과 행인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신기한 듯 쳐다보는 어린 새끼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 새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큰오색딱다구리가 먹이를 찾을 때에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여 잎이나 나뭇가지 또는 나무밑둥에서 먹이를 찾기도 하고 나무틈새를 탐색하거나 나무껍질을 벗겨 나무껍질 안에 숨어있는 곤충을 잡아먹으며 거미나 개미, 나무열매 등을 먹이로 이용는데, 이처럼 인간의 손길이 미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해충들까지 잡아먹음으로 인해 숲속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숲속의 의사로서 그 역할을 하는 이로운 새(益鳥)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큰오색딱다구리의 육추(育雛)과정을 지켜보신 한상옥님에 따르면 어린 새끼에게 알껍질을 먹이는 장면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도 어린 새끼에게 부족한 칼슘을 보충하기위한 어미새의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다음날 새벽 미처 이소하지 못한 나머지 한 마리의 이소를 관찰하러 갔지만 야속한 큰오색딱다구리는 이미 제가 도착하기 전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는지 저 멀리서 어제 이소한 다른 새끼의 목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적막감만 돌고 있었습니다.
막둥이가 둥지를 떠날 때 배웅을 해주지 못해 좀 서운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무사히 이소했다는 안도감에 탐조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번식이 끝나고 어린 새끼가 둥지를 떠나게 되면 빈 둥지는 또 다른 새들의 보금자리로 재활용되어 부족한 숲속의 주택 보급율 증가에 기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큰오색딱다구리의 번식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여 정확한 실태파악은 어렵지만 산 좋고 물 맑은 우리고장 포천에 큰오색딱다구리가 번식 및 서식을 한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포천지역 생태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07. 05 . 27 포천시 소흘읍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회 부위원장 이상일 017)705-09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