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월 초파일은 우주의 대 성현이신 석가세존께서 고해에서 헤매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우리 중생계에 오신 날입니다. 사월 초파일은 삼라만상이 자기의 생명을 찾고 결실을 다짐하는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이렇게 좋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왜 모든 것을 깨우치신 부처님께서 다시 이 사바세계에 오셨는가 그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눈이 있어도 제대로 보지를 못하고 귀가 있어도 제대로 듣지를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물론 내일 일 또한 제대로 내다보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존재입니다. 또한 욕심으로 인해 마음의 눈이 어두워져 있어서 어떤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때도 참으로 많습니다. 눈은 뜨고 살지만 그야말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가 연등을 밝히는 것은 그저 부처님 탄생을 기리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에 부처님의 광명이 함께 하심을 일깨우겠다는, 그래서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이러한 어리석음을 버리고 바로 보고 바로 듣겠다는 자기의 다짐이며 약속의 연등입니다.
미혹과 좌절의 고통을 헤매는 중생 곁에 광명으로 오신 부처님! 길 잃고 방황하며 갖가지 탐욕·오만·대립·투쟁·혼란·갈등의 중생세계의 한복판에 광명으로 오신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인간을 무명의 어두움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신 분이십니다.
"법등명 자등명"이라. 법으로 등불을 밝히고, 스스로 등불을 밝혀라. 이 말씀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너의 안에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안에 바로 찬연한 부처님의 지혜와 덕상이 있으니 밖에서 찾지 말고 나의 안에서 찾으라는 뜻입니다. 불교는 그래서 항상 괴로운 현실에 맞서 그것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 안에서 찾습니다. 우리가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을 밝히고 부처님 탄생을 기리는 이유는 내 안에 존엄한 존재가 계심을 깨우쳐주신 그 존재를 밝히는 작업인 것입니다.
어두웠던 마음에 등불을 밝히면 존엄한 자기가 드러난다는 사실은 참으로 우리 모두에게 크나큰 힘을 갖게 합니다. 지극한 보배는 네 안에 있다 하신 말씀대로 우리는 밝은 등불을 밝혀 내 안의 지극한 보배를 찾아야만 합니다. 마음이 보배라 하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마음의 보배를 찾은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려운 보물을 얻은 것입니다.
연등은 진실로 무량복덕의 등이요 지혜광명의 등입니다. 등불을 든 자가 세상을 밝히듯 그는 무량중생의 등불입니다. 진실로 세상은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욕망과 탐욕, 질시와 두려움들이 바로 우리에겐 어둠입니다. 그러나 어둠을 걷어내면 세상은 부처님의 광명국토입니다. 만상은 모두 빛을 향해 자라는 법, 빛이 있는 곳에는 만 생명이 자라납니다. 사람 역시 누구나 밝은 사람을 좋아하며 밝은 사람 주위는 늘 사랑과 평화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밝음으로 보은하여야 하며 밝음으로 정진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며 다시 한번 다짐과 약속으로 굳건한 서원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진실로 자신을 밝히고 가정을 밝히고 세상을 밝히는 참 등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