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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 14] 최초의 "북 뮤지컬(Book Musical)" <쇼 보트(Show Boat, 1927)>

대진대 교수, 연출가 윤우영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5월 23일

1927년에 발표된 <쇼 보트(Show Boat)>는 최초의 "북 뮤지컬(Book Musical)"로 일컬어지고 있다. 북 뮤지컬은 노래나 춤보다 대본이 더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대본이 먼저 만들어지고 대본의 흐름에 따라 음악이 나중에 만들어진다.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정통 뮤지컬을 말하기도 한다. <쇼 보트(Show Boat)>는 당시로는 대단히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많은 대사와 탄탄한 스토리, 미국의 민요와 흑인음악의 멜로디, 그리고 그 리듬을 적극 수용했는데 오늘날의 많은 진지한 뮤지컬들의 표본이 되고 있다. 작곡가 제롬 컨(Jerome Kern)과 작사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Oscar Hammerstein II) 그리고 실험적이며 도전적인 작품 성향을 지닌 제작자 프로렌스 지그펠드(Florence Ziegfeld)의 결합은 당시 브로드웨이로써는 최상급의 조합이었으며 공연 전 부터 이미 미국 뮤지컬에 큰 획을 예견하고 있었다.

뮤지컬 <쇼 보트(Show Boat)>의 이야기는 앤디 선장의 호화로운 여객선 "코튼 블러섬 호"에서 시작된다. 이 배는 미시시피 강(Mississippi River)을 떠다니며 선상에서 보드빌 공연을 하는 쇼 보트이다. 작품 초반에 먼저 쇼 보트의 혼열 스타 줄리와 백인 스티브가 금지된 결혼으로 인해 파국을 맞게 된다. 당시 혼열인과 백인의 결혼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앤디 선장의 딸 매그놀리아와 떠돌이 노름꾼 레버널은 첫눈에 반하게 되어 결혼한다. 그렇지만 레버널의 도박벽으로 인해 둘의 결혼 생활도 금이 가기 시작하고 결국 레버널은 매그놀리아와 딸 킴을 남겨둔 채 집을 떠나게 된다. 몇 년이 지난 후 성장한 킴은 뮤지컬 스타가 되고 매그놀리아는 우연히 시카고의 어느 클럽에서 줄리와 재회한다. 줄리는 이미 스티브에게 버림받고 인종차별로 인해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앤디 선장의 새 유람선에서 매그놀리아와 딸 킴은 자신들을 떠났던 레버널과 행복하게 재회하게 되고 이미 폐인이 되어버린 줄리는 공연을 떠나는 쇼 보트를 쓸쓸하게 바라보며 이별을 고할 때 막이 내린다.


뮤지컬 <쇼 보트(Show Boat)>는 극적인 분위기와 진지한 내용으로 뮤지컬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이다. 미국 중부를 북에서 남으로 관류하는 미국 최대의 강인 미시시피 강에는 많은 배들이 있었는데 쇼 보트는 실제로 19세기 후반에 미시시피 강을 건너던 고급스러운 목조 유람선이었다. 이들 유람선들은 사용목적에 따라 도박장도 있었으며 뮤지컬 속의 앤디 선장의 쇼 보트처럼 보드빌 극장도 있었다. 뮤지컬의 내용과 가사에서 보이듯이 미시시피 강 유역에서 일하는 흑인 노동자들과 혼혈인들의 삶은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보다도 가혹했다고 한다. 뮤지컬 <쇼 보트(Show Boat)>는 이들 흑인들과 혼혈인들을 등장시켜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진지한 주제인 인종차별과 인생의 애환을 그렸다. <쇼 보트(Show Boat)>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라고 할 수 있는 "노인의 강(Ol" Man River)"의 가사를 보면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유색인들의 애환이 엿보이는데 노력하는 것도 지쳤고 사는 것도 지쳤다는 내용과 함께 그렇지만 죽는 것도 두렵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그렇지만 노인의 강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는 처절한 흑인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음악적으로는 미국 민요와 흑인음악을 과감하게 수용하기도 했는데 "노인의 강(Ol" Man River)"에서처럼 남부 흑인민요가 사용되었는가 하면 교회의 성가를 바탕으로 한 음악과 왈츠, 그리고 오페레타적인 음악도 사용되었다. "노인의 강(Ol" Man River)" 이외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인 "믿어요(Make Believe)""사랑할 수밖에 없어요(Can"t Help Lovin" Dat Man of Mine)" 등이 지금까지도 애창되어지는 노래들이다. <쇼 보트(Show Boat)>의 도입부는 매우 인상적이다. 항구로 들어오는 배 위에서의 노래와 앙상블이 마치 관객을 모으는 길놀이처럼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고 이어서 각 등장인물들이 소개된다. 요즈음 뮤지컬에는 일반화되어 있지만 대화처럼 주고받는 듀엣 곡의 사용도 당시로써는 매우 독창적인 것이었다.


뮤지컬 <쇼 보트(Show Boat)>는 당시에 흥행 면이나 평가 면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는데 최근에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리메이크 되곤 한다. <쇼 보트(Show Boat)>는 뮤지컬 영화로 여러 편 만들어졌다. 특히 1936년판이 명작으로 꼽히고 있는데 국내에는 1951년에 리메이크 된 영화가 잘 알려져 있다. 다소 영화적인 문법으로 각색되어지기는 했지만 뮤지컬 <쇼 보트>의 원작 무대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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