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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의 탐조(探鳥)이야기 = 12] 황조롱이 [kestrel]

사냥의 달인 천연기념물 제323-8호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5월 03일

 

봄 내음 가득한 포천川 제방을 따라 탐조를 시작한지 10여분도 지나지 않아, 파란 하늘에서 까만 점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엄마가 갓난아기의 시력 발달을 위해 천장에 매달아 놓은 모빌처럼 양 날개를 퍼덕이며 정지비행(hovering)을 하고있는 황조롱이더군요.


먹이를 사냥하기 전에 공중에서 정지한 상태로 떠서 머리를 좌우로 돌려가며 땅위의 먹잇감을 탐색하는 호버링 동작은 맹금류의 위용보다는 장난꾸러기 귀염둥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쳐다보며 양쪽 날개 깃과 꼬리 깃을 움직여 정지상태로 공중에 떠있는 동작을 하며 사냥감이 사정권에 들어오면 번개처럼 땅으로 내려와 예리한 양 발톱으로 먹잇감을 움켜쥐고 자신의 둥지로 날아가 포란중인 암컷에게 가져다주는 자상한 가장의 모습을 보니 자연의 지혜로움과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사냥의 달인으로 알려진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8호로 보호를 받고있는 희귀종으로 포천川 변에서도 자주 관찰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제 사무실 앞 하천에서 호버링을 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또 다른 탐조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황조롱이는 외딴 시골의 산림이나 하천주변에 서식하는 텃새이지만 최근에는 도심의 고층건물에서도 서식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기도 하는데, 이는 황조롱이가 결코 도심환경을 좋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들은 들쥐나 작은새, 곤충 등을 먹잇감으로 하는데, 최근 영농환경이 기계화되면서 논에 낙곡량이 감소하여 예전과 같이 들쥐 등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되어 자연스럽게 도시나 농가주변에서 집쥐를 먹이로 하여 살아가기 때문이 도시주변에서 자주 목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도시에 가장 잘 적응한 맹금류가 바로 황조롱이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도심 생활 속에 살아가기에는 커다란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지요.


대형건물이나 아파트의 유리벽을 하늘로 착각하고 날아들다 유리벽을 들이받고 추락하여 날개를 다치거나 뇌진탕으로 죽는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도시지역에서 다쳐 치료를 받는 야생 조류는 한 해에 천 2백여 마리이며 이 중 5백여 마리는 회복돼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나머지는 죽거나 영원히 날지 못한 채 우리에 갇혀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최근 비정상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난 까치들의 협공에 쫓겨다니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신세로 전락한 초라한 맹금류의 모습도 보여주는 슬프고 가여운 존재입니다.


황조롱이의 눈 밑에는 눈물자국 같은 세로 줄무늬가 있어서 더더욱 슬프게 보입니다.


포천川 근처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중인 황조롱이부부는 머지않아 태어날 어린 새끼들을 기다리며 열심히 포란중입니다.


이들이 무사히 태어나 번식에 성공한다면 포천천의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징표가 될 수 있지않을까 합니다.


맹금류의 날카로움을 상징하는 황조롱이의 용맹스런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목격되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신세가 아닌 그저 평범한 주변의 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하게됩니다.



사진설명: 2006 . 04 . 20 포천시 포천川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  이상일


017 )705-0994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5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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