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이름도 재미있는 꺅도요를 소개합니다. 봄기운이 완연한 어느 날, 포천시 소흘하수처리장 부근의 하천 덤불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더니 물가로 그 형체를 드러냅니다.
자세히 보니 부리가 유난히도 긴 꺅도요라는 놈이다. 그러더니 어디선가 불쑥 두 마리가 더 나타났다. 결국 3마리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나는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짙은 갈색계열의 몸 색깔이 땅위에 있는 꺅도요를 절묘하게 숨겨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깃의 색깔과 무늬가 분청사기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미세한 움직임은 제 쌍안경을 피해갈 수는 없었지요. 제가 움직이지 않고 숨어서 관찰을 하였더니,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꺅도요는 조금씩 움직이며 덤불 속을 뒤지며 먹이활동을 시작하는데, 깍도요의 부리가 너무 길어서 목표물을 정확히 사냥하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덤불 속을 쑤셔대고 있더군요. 아마 이런 동작은 지렁이나 벌레 같은 것을 쑤셔대다가 꼼지락거리고 움직이면 그때 먹이를 취하는 것 같았습니다.
꺅도요는 영명에도 나타나지만 snipe (저격하다) 라는 뜻을 가진 것처럼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먹이감을 사냥한다는 뜻이라네요.
깍도요는 몸길이가 27cm 정도 되는 도요과에 속하는 새입니다. 긴 부리와 머리의 가운데쪽으로 쏠려 있는 눈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눈이 약간 뒤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꺅도요는 360도에 가까운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날아오를 때는 "차잇" 또는 "걋" 하고 울며, 무논이나 연못, 습지, 강가 등지에서 서식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에 흔히 지나가는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꺅도요와 비슷한 바늘꼬리도요, 꺅도요 사촌, 큰꺅도요, 청도요, 꼬마도요, 멧도요 등이 있으나 워낙 비슷하여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올해는 겨울이 유난히 따뜻한 탓인지 지난 2월에도 포천川 선단동 부근에서도 3마리가 잠시 관찰된 사례가 있었는데, 가끔씩 월동하는 꺅도요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텃새화 되어 가는 개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그들의 독특한 위장색과 행동특성 때문에 자신들은 감쪽같이 숨어있다고 생각하며 능청스럽게 꼼짝도 않고 있는 장면입니다.
꺅도요는 다른 새들보다는 경계심이 덜한 편이어서 멀리서 쌍안경으로 관찰한 뒤 조금씩 접근하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도 쉽게 목격을 할 수가 있습니다.
순진하기도 하고 참으로 재미있는 새입니다. 그동안 우리고장 포천천에서 꺅도요를 관찰한 결과 하천 근처에 그들의 몸을 숨길 수 있는 둔덕이나 은폐물이 있어야 하고 특히 하천 근처의 무논을 좋아하는데, 이젠 정말 농약 살포를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06 . 04 . 20 포천시 소흘읍 촬영)
포천생태연구회 회장 이상일(017-705-09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