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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노장들의 흥겨운 민속놀이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3월 20일

윤순옥(포천의제21 고문)

열 살 미만의 어린 소년시절을 6․25란 험난한 전쟁 속에 고통을 겪고 전쟁이후 폐허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비참한 세월을 거쳐 성장하며 생활과 학업은 엄청난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험준한 고비를 넘고 넘어 오늘의 사회기반이 이만큼 궤도에 오른 것은 칠십 고령이 눈앞 고지에 와 있는 인생공로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물질 풍요시대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고된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모든 이들의 얼굴에 새겨진 훈장 같은 깊은 주름살이 오히려 장해 보인다. 아직은 일선에서 퇴보하지 않은 강한 힘도 남아 있음은 평균수명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사회에 활기찬 청년시대라 하고 싶다.


추수 뒤 엄동설한도 보내고 정초를 맞아 43년(계미년)생들의 부부모임에서 민속놀이 윷판이 벌어졌다.


윷가락이 던져 질 때마다 아슬아슬한 승부욕 함성이 고모리 산골을 뒤흔들 것 같다. 너나 없이 즐거우니 오가는 술잔에 깊은 정담은 넘치는 술잔만큼이나 웃음이 넘쳐난다. 승자는 또 다른 승자와 몇 번을 이겨야 근사한 포장 속에 몸을 감춘 상품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상품의 가치가 중요하겠는가? 한 자리에 모여 흥겨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오늘의 여유에 만족하고 수십년지기 정다운 벗들과 보내는 마음의 풍요에 감사할 따름이다.


죽은 나무 던지기에 묘한 승부욕은 마음먹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결정되는 그 아슬아슬한 순간의 오묘함에 매료되는 것 같다.


마냥 흥겨움 속에서 최종의 승자에게 뜨거운 박수와 술잔의 세례는 한바탕 축제 분위기다.


더불어 환하게 비친 창 밖의 눈보라는 천상에서 내려주는 하얀 꽃잎이 되어 환상의 풍경을 제공해주니 나이야 상관없이 환호하며 즐거운 모습은 어린 동심이 보면 울고 가겠다.


피할 수 없는 분위기에 동동주 한 잔 마셨으니 양팔을 벌려 눈보라 속에 날개를 펴니 그 순간만은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어진다.


소리 없이 보내버린 고뇌의 세월을 저만치 먼 곳으로 날려보내고 부양가족의 책임도 제몫을 다했으니 정다운 이웃과 오랜 친구들과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새로운 출발점에서 용기 있게 서 있노라 자부하고 싶다.


남아있는 세월,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고 인생 순리 따라 조용하고 평안히 살아가리라는 생각에 마음을 실어본다.


흥겨운 시간이지나 다음 만날 시간들을 약속하며 돌아오는 길에 어느새 눈발은 가시고 환한 오후의 햇빛이 정겹게 비치고 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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