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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우리도 노쇠한 엘리자베스 여왕을 재생시킨 풍요제를!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1월 22일

ꡒ한국의 현재의 병도 어찌 대통령 혼자만의 병이겠는가. 여당과 야당이 모두 조화의 정치를 못하고 적절한 공존보다는 남의 탓을 하는 불모성에 빠져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 정치적 비아그라를 모두 먹어 보라. 육체의 정기 못지 않은 정치의 정기가 뻗쳐서 정치의 상생과 사랑의 불타오르지 않겠는가.ꡓ

요즈음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어려워더니 정치적․사회적으로 중병에 걸려 신음소리가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 중앙 일간지들은 앞을 다투어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이 연일 사설과 컬럼으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아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카타르시스적 약품으로 가장 잘 팔리는 것 같다.


아무리 민주사회라 할지라도 대통령의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나할까.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전근대적 사회에서는 왕이 성적으로 불능에 빠지면 국가 전체가 불모성에 시달리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왕이 잠든 사이에 제거해버리고 젊고 성적 능력이 강한 왕으로 대체하였다. 이 후에는 국익을 위한다하더라고 왕을 인위적으로 시해하는 것이 비인간적으로 받아들여 왕의 시체에 대한 모조품을 만들어 땅에 묻고 봄에 다시 재생시킨다고 믿는 풍요제로 변화하게 되었다. 한국사회도 대통령이 통치불능상태에 빠져서 이로 인해 전 국가가 불모성에 빠졌다고 믿는 것일까.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상징하는 요정의 여왕 티타니아가 등장하는데 그녀는 요정의 왕 오베론과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오베론과 티타니아는 현실세계의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와 여왕 히폴리타의 성적욕망을 나타내는 환상적 존재이다. 요정의 왕과 여왕의 갈등은 그들이 상징하는 현실세계의 통치자와 아테네의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티타니아는 그녀에게 충성하던 여성의 사생아인 인디언 소년에 대한 모성애적 집착 때문에 그녀의 남편 오베론과의 성적 관계를 멀리하여 강한 질투를 유발시킨다. 티타니아는 요정들에게 ꡒ시기 많은 오베론. 요정들아, 어서 뛰어가거라. 나는 이분과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기로 했을 뿐만아니라 같이 만나지도 않기로 했으니까ꡓ라고 선언한다. 오베론은 티타니아와의 성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그녀가 집착하는 인디언 소년을 자신의 시종으로 줄 것을 요청한다. 그들의 사랑의 불화의 원인이 티타니아의 과도한 모성애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동양적 관점에서 본다면 음과 양의 양대 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그들의 부조화는 당연히 자연의 재앙과 인간 사회의 혼돈으로 이어졌음을 티타니아의 대사에서 알 수 있다.


ꡒ바다로부터 이상한 안개를 편다, 강물이 범람해서 육지를 뒤덮어 짐승들이 꿈쩍 못하게 한다,  갖은 심통을 부렸지요. 그런 일 때문에 농부들은 땀 흘린 것이 허사가 되고 . 보리나 밀이 싹도 트기 전에 썩어 버리게 하고, 양우리가 물에 잠겨 형체도 없게 되고, 암소는 병이 들게 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재미있는 겨울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단 말이에요. 그러면 바다의 창백한 지배자 달님은 화가 나서 습기를 차게 하여 병을 일으켜 놓게 되죠. 그 뿐이겠어요? 이들은 기후까지 뒤흔들어 정신 못 차리게 하거든요. 때아닌 서리 때문에 장미를 얼어 죽이고, 낡은 겨울 앳된 꽃봉오리들에게 얼음 세례를 주는 것은 너무 악착스러운 일이지요. 봄, 여름, 결실의 가을 이것들을 모두 뒤바뀌어서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되고요. 이게 다 우리들의 싸움 때문이에요. 그들을 양육해야 하고 보호해야할 우리들이 그들에게 그런 해를 끼치고 있다고요.ꡓ


작품의 희극적 분위기로 인해서 희석되었다 하더라도 두 요정의 왕과 여왕의 불화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추론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라이어스왕의 살해에 대한 저주로 테베사회에 일어나는 자연의 재앙에 못지 않은 것으로 통치자의 결함이 얼마나 심각한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하지만 티타니아는 재앙의 가해자의 잔인함만 나무랄 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자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충성했던 여인이 산고로 죽었기 때문에 그녀가 낳은 인디언 소년을 자신이 대신해서 양육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조할 뿐이다. 그녀는 오베론의 자신에 대한 성적 욕망을 간과하고 모성애에 대한 집착을 함으로써 그의 복수를 유도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오베론은 큐피드가 처녀왕인 베스타성(星)을 향해 화살을 쏘았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달빛에 의해 사랑의 열정이 식어버려 더 날아가지 못하고 떨어져버린 사건을 언급한다.


처녀왕이나 차가운 달빛은 모두 늙어 가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암시하며, 성적 불모성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화살이 떨어진 곳은 사랑의 꽃의 꽃잎 위였으며, 그 꽃잎은 잠에서 깨어나 첫 번에 본 대상을 미칠 듯이 사랑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 오베론은 모성애로 인해서 자신과의 잠자리를 피하는 티타니아에게 복수할 겸 치유의 방책을 내놓는다. 오베론의 판단으로는 인디언 소년을 자신의 시종으로 빼앗아 와야 티타니아의 부드럽고 관능적인 소년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자신의 성적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면 티타니아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 영향으로 마치 출산 후 관심을 온통 아이에게 쏟는 모성에 의해서 소외된 아버지처럼 티타니아의 관능적 사랑을 재조정해서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큰 위협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요정의 왕 오베론은 잠든 티타니아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발라 당나귀를 사랑하게 하여 섹스기피증에 빠진 티타니아를 치유하게 된다.


한국의 현재의 병도 어찌 대통령 혼자만의 병이겠는가. 여당과 야당이 모두 조화의 정치를 못하고 적절한 공존보다는 남의 탓을 하는 불모성에 빠져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 정치적 비아그라를 모두 먹어 보라. 육체의 정기 못지 않은 정치의 정기가 뻗쳐서 정치의 상생과 사랑의 불타오르지 않겠는가. 한국 정치의 재생을 기원해본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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