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양반가에서 남자들이 벼슬살이 하는 경로를 윷놀이 형식으로 하는데 이를 「
승경도」놀이라고 하였다.
정초(正初)소년들이 부형(父兄)들과 함께 하는 놀이인데 「승경도」에는 유학(어린학생 : 幼學)에서부터 봉조하(奉朝賀)에 이르기 까지 관직명(官職名)이 질서있게 적혀 있다. 누가 먼저「영의정」에 이르고 「봉조하」를 차지하고 임금께「궤장(机杖)」을 받고 귀향(歸鄕)하느냐가 내기의 초점이라 할 수 있다.
윷놀이 말판 대신 「승경도」를 사용 한다고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모나 윷을 쳐서 숫자가 많아야 고속 승진하여 중앙의 좋은 벼슬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도나 개 같은 낮은 승진수를 윷으로 놀아서 얻게되면 지방직이나 변방으로 쫓겨 다니게 되기도 하고 파직이 되거나 감옥에 갇히는 몸이 되기도 한다. 옛날에는 한 번 지방 수령빅이나 변방 무관직에 이르면 좀체로 중앙 현직(顯職)에 오르지 못 하는 불운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험란한 벼슬 길이 승경도 놀이 판에서 윷놀이 점수로 오르락 내리락하여 아슬 아슬한 묘미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승경도」판에는 조선조 관제(官制)가 바짐 없이 적혀 있어 조선조 관제를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다소의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양반 가족들이 벼슬하는 길만히 오직 살 길이라는 벼슬 일변도의 세도와 관계(勢道 官界)를 너무 어려서부터 가르친다는 점에서 승경도 놀이를 무섭게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세금도 면제 받고 조상의 음덕으로 과거 시험을 거치지 않고 벼슬길에 올라 승승장구 평생을 좋은 옷, 좋은 음식만 먹고 권우와 위신을 세우고 살았던 양반들의 자제들의 사랑방 놀이가「승경도」놀이였으니 비판 받는 것도 당연하다는 학자들이 많다. 땀 흘려 일하는 즐거움, 일한뒤 열매(대가)를 얻어, 기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민주주의 근로대중의 사회(勤勞大衆之 社會)를 지향(志向)하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합당치 않은 놀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심심풀이로 벼슬길에 나아가 목민관(牧民官)의 도리를 다 하지 않고 불성실하면 감옥에 갇힐 수도 있고 변방으로 좌천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또, 조선시대 관직에는 어떠 것이 있으며 그 관직은 어던 일을 하는 직책이며 그 직책에서 열심히 책무를 다하면 어떤 관직에 승진할 수도 있다는 흥미위주의 놀이를 이해하면 「승경도」놀이도 과히 나쁜 질시의 양반가 놀이로만 치부할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견해이다.
필자도 정초 우리의 전동 놀이를 소개하고 가정의 심심파적으로 윷놀이 대신「승경도」놀이를 즐겨 온바 있다.
내 고향 양반가의 후예들이 「승경도」놀이를 즐기는 가정이 있어 왔으나 지금도 전래하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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