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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행복은 어디에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1월 22일

김율리아나수녀(천주교춘천교구 가산이주노동자센터)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으면 서로 ꡒ복 많이 받으세요ꡓ라고 복을 빕니다.


기원하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복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삶은,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 누구시며 그분이 주시는 복이 무엇인지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매일 만나는 필리핀인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외로움과 낯선 외국생활에서 겪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늘 웃는 얼굴입니다.


죠이라는 한 필리핀 여성은 산재로 인해 5년째 식물인간상태로 누워있는 남편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 죠이의 삶의 무게가 느껴져서 ꡒ어떻게 지내세요?ꡓ라고 물으면 죠이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ꡒ괜찮아요 수녀님ꡓ하며 공손히 머리숙여 축복해주기를 청합니다. 그녀가 청하는 축복의 의미가 마음속 깊이 느껴졌습니다.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탁하는 그녀이기에 그 깊고 또 긴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나 봅니다. 이런 이들과 함께 저 또한 제 삶에 행복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묻게 됩니다.


지난 성탄과 연말행사를 이주민들과 함께 하며 감동과 기쁨의 순간들 안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이주민들을 위하여 희생을 바치고 하느님의 섭리에 맡긴다는 지향으로ꡐ이주민 들에게 담요 한 장 나누기ꡑ를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노력은 미약하였으나 ꡐ알지 못하는 곳ꡑ에서 필요한 그 만큼의 돈이 후원된 것을 보며 하느님께서 가난한 형제들을 위한 지향은 꼭 들어주신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 이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양로원과 병원을 방문하여 성탄 캐롤을 부르고 이주민들이 손수 만든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말과 피부색은 달라도 서로 성탄의 기쁨을 나누고 위로 할 수 있음을 경험하고 크게 기뻐하는 이주민들의 모습이 내내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성탄미사를 드리는 이주민들의 얼굴하나 하나를 보며 한해동안 그들과 함께 했던 일들이 필름이 돌아가듯 저의 머릿속에서 흘러갔습니다.


지나치게 사생활을 간섭하는 사장이 싫어 다른 공장으로 이직을 시도하다가 필리핀으로 추방 당할뻔 했던 마리칼, 지방업소에서 일하다 빈몸으로 도망나온 죠이,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본국으로 떠난 후 유난히도 많았던 웃음이 사라졌던 두 살박이 에쿠스, 체불임금의 반도 안되는 돈이라도 센터에서 전화해 주어 받게 되었다고 기뻐하던 노동자들..... 그런 그들이 어려웠던 시간을 잘 견뎌 내고 지금은 성탄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연들과 가난한 이주민들의 얼굴들이 제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ꡒWe give thanks to you, for the chance to be with youꡓ란 노래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왔습니다.


다른 어떤 것들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한해도 어려운 일들은 계속 생기겠지만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이 저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이주민들을 후원해주신 후원자들과 봉사자 여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행복이 여러분의 가정에도 충만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7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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