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경자(주부명예기자)
우리동네 밤나무는 여러사람의 마음을 다 헤아려 준다.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하루밤 자고나서 찾아가보면 한 움큼씩 밤을 손에 쥐게 해준다. 혹, 욕심을 내서 흔들고 막대기로 때리면 ꡒ알았다. 알았어ꡓ하며 조금 더 내어준다.
그러나 결코 모두를 다 내주진 않는다. 다른 사람 줄 것은 입을 꼭 다문채 굳건히 서 있는 우리동네 밤나무 참, 멋진 나무이다.
깊은 겨울, 초연히 서서 내년에 나도 멋쟁이가 될꺼야! 하고 말하는 것 같다.
결혼생활 10년하고도 5년이 지나고 나서야 어른들의 말씀이 내 귀에 쏙쏙 들어온다.
ꡒ10년만 살아봐라ꡓ ꡒ조금 더 살아보면 알끼다ꡓ 아이 낳아 키우고 박봉에 살림살이가 빡빡해서 매일 힘든 생활을 신랑탓, 시댁탓으로만 돌리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이젠 한심스럽다.
왜 그리도 싸웠는지...... 그토록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우리네 삶도 강산이 변하듯 10년, 아니 5년만 지나도 변한다는 진리를 몰랐던 것일까?
지금의 어려운 생활이 결코 그대로가 아닌 눈 딱 감고 10년만 참으면 되지 않을까?
밤나무가 앙상한 가지의 지금 모습이 전부가 아닌 것처럼 아름드리 멋진 모습으로 변한다는 진리를 안다면 그렇게 힘들지많은 않을텐데...... 아름답게 핀 꽃 한송이가 홀로 외로이 꽂혀 있는 것 보다는 조화를 이루어 꽂힌 한 작품의 꽃꽂이가 더 아름답지 않을까?
내가 신랑보다 조금 나아보인들 행복해보이고 사람이 넘치는 가정의 주부만큼 좋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젠 조급한 마음에 한숨 쉬지 말고 내 동반자에게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줘야겠다. 10년 후에 멋진 모습을 그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