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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걸/ 수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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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히말라야 거친 길을 가겠다고 했다. 잘나가던 그가 스스로 고통의 길을 떠난다고 했을 때만 해도 허영심 섞인 호기 정도로 여겼다. 그는 책에서 평생 흘릴 눈물을 히말라야 길 위에 다 쏟아놓고 왔다면서 마지막 한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고 했다. 어째서 마지막 한 걸음만 혼자서 가는 것일까.
그의 책을 덮고 그의 생각과 대화하기 위해 무심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홀연히 운길산으로 향했다. 그가 흘렸던 눈물과 고통의 길까지는 아니더라도 산길 위에 무엇이 있는지, 나도 삶을 돌아볼 수 있을까 싶었다. 운길산 봉우리를 넘고 또 넘어 예봉산의 정상에 올랐고 또다시 산길을 걸었다.
아뿔싸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이 빽빽한 산속에 홀로 서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오고 있었다. 하늘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웅숭깊고 음침한 산속,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모든 것은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들어갈 땐 외길 같았는데 다시 돌아서 나오려니 여러 갈래 길이었다. 당황이 되면서 허둥지둥 왔던 길을 되짚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길을 가기는 쉬웠으나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길을 잃고 말았다. 이토록 깊이 올 때까지 그 누구도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 산길은 안락한 곳이 아니었다. 아무렇게나 들어갔다가 쉬이 돌아올 수도, 주저앉을 수도 없는 길인 것을. 어두움이 깊어지는 낯선 산길을 헤매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무모한 나 자신의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나는 늘 혼자 걸었다고 생각했다. 돌아보니 혼자가 아니었다. 욕망과 걸었고, 허영과도 걸었다. 또한 의무감도 함께했다. 도달하기 전까진 절대로 자유로워질 수가 없는 것들과 함께.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지금껏 나를 똑바로 걸을 수 있도록 붙잡아준 지렛대였음을 깨닫는 시간도 되었다.
팽팽한 긴장 속에 살아왔던 34년 경찰 생활이 어쩌면 이토록 내 감성을 경직되게 했나. 비로소 인생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외로움의 산길에서.
◀ 작가 김종걸 ▶ ○ 격 월간지《그린에세이》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그린에세이 작가회 회원 ○ 수필집 “울어도 괜찮아”(2024), “언론이 선정한 한국을 빛낸 명수필”(2022,공저) ○ 수상 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현, 공직문학상)수필부문 우수, 안전행정부 장관상 수상.(2014) 제17회,19회 경찰문화대전 산문부문 우수, 경찰청장상 수상.(2016, 2018) 제4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수필공모 우수상 수상.(2021). 대통령 녹조 근정 훈장 수상.(2019) ○ 현장경찰로 34년 근무, 경정(警正)으로 퇴직하였다. 재직 중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근무우수로 경찰청장 표창, 서울특별시장 표창, 서울, 경기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다수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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