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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호열] 포천 경제를 살릴 스토리 관광도로 조성 시급

“43번 국도, 이야기를 입혀야 길이 열린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23일
 
<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  
황량한 사막 한복판, 생명이 자랄 수 없던 그 땅에 세계 최고급 호텔과 쇼핑몰, 실내스키장, 테마파크가 들어섰다. 지금은 세계인이 찾는 관광지로 거듭난 중동의 두바이 이야기다. 태생적 한계와 환경적 제약을 과감한 상상력과 전략으로 돌파한 이 도시의 사례는, 우리 포천시가 벤치마킹해야 할 모범이다.

두바이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광산업에 주목했고, 과감한 투자와 함께 매력적인 스토리를 입혀 전 세계의 부유층을 불러 모았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어떻게’이다. 단순한 자본 투입이 아닌, 이야기와 경험, 공간의 재창조를 통해 불모지를 관광명소로 바꾼 것이다. 지금의 포천은 과거의 두바이처럼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2017년 개통된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포천시의 지도를 바꿨다.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 수도권 시민들에게 ‘당일치기 여행지’로서 포천의 접근성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또 다른 그림자가 드리웠다.

기존 상권의 중심지였던 축석~송우리 구간의 43번 국도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방문객의 흐름이 급감하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과거엔 쇼핑과 식사를 위해 이 구간을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고속도로로 직행해 포천을 스쳐 지나가는 ‘통과형 관광지’로 전락할 위험에 놓인 것이다.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 특히 주목할 곳은 신북IC에서 만세교 삼거리까지 5.8km 구간의 43번 국도다. 이 구간은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종점에서 시작돼 포천 아트밸리, 허브아일랜드, 산정호수, 비둘기낭 폭포를 거쳐 철원까지 연결되는 전략적 길목이다. 이곳이 ‘스토리가 있는 거리’로 재탄생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광객들은 이제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를 원한다. 43번 국도는 포천의 자연과 역사, 사람과 문화를 연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각 구간마다 지역 특산물, 전통문화, 레저체험, 예술공간 등을 접목해 ‘테마형 거리’로 구성한다면, 서울 강남의 소비층도 충분히 이곳을 찾을 동기를 갖게 된다.

포천에는 이미 훌륭한 자산이 많다. 산정호수의 고즈넉한 매력, 한탄강의 천혜 지질공원, 백운계곡의 청정수, 고석정과 노동당사로 이어지는 평화관광벨트, Y자 출렁다리 등은 모두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의 소재다. 이 자산을 단절된 관광지가 아닌 ‘이야기로 연결된 공간’으로 엮어야 한다.

포천은 ‘골프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포천힐스, 몽베르, 아도니스, 힐마루, 한탄강, 라싸, 필로스, 일동레이크, 베어크리크 등 12개의 명문 골프장이 포진해 있고, 서울에서 30분~4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수도권 골퍼를 포천으로 유인하는 데 필요한 건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골프와 연계된 관광 콘텐츠와 고품격 식음·숙박시설이다.

그렇기에 ‘스토리 도로’ 조성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 정비가 아니라, 포천시 미래경제의 핵심 산업이자 도시 마케팅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 지역상인, 시민단체, 관광업계 등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공공의 지원 아래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민 아이디어 공모제, 문화예술인 초청 프로젝트, 청년창업 지원 등 다양한 창의적 기획도 병행되어야 한다. 관광객은 포천을 ‘여행지’가 아닌 ‘경험지’로 기억해야 다시 찾게 된다. 스토리가 있는 거리야말로 그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사업은 결코 혼자 힘으로 될 수 없다. 포천시와 철원군, 연천군, 양주시와의 광역협력체계를 통해 평화와 생태, 문화가 어우러진 북부 관광 벨트를 조성해야 한다. 경계를 넘어 연계하고, 테마를 공유하며, 공동 마케팅과 교통망을 통합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광산업은 일자리와 소비를 유발하는 동시에,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힘을 가진다. 단지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단절형 관광’에서 머무르고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해야 포천 경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43번 국도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이 길은 포천이 살아 숨 쉬는 이야기의 무대이자, 지역경제를 되살릴 생명의 혈관이다. 이 도로에 이야기를 입히는 순간, 포천은 더 이상 스쳐 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다.

두바이는 사막에서 꿈을 피웠다. 우리는 산과 계곡, 호수와 숲, 이야기와 정이 살아 있는 땅 위에 미래를 심을 수 있다. 스토리가 있는 43번 국도, 포천이 다시 도약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5년 6월 23일(월)

최호열 / 포천신문사 회장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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