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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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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상상력은 초승달을 보고도 보름달을 그릴수도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다 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말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무엇이든지 말입니다. 특히, 동양에서는 상대가 짐작할수 있는 여지를 넉넉하게 남겨 두는 여백에 아름다움(美)이 있다고 말합니다.
원래 짐작의 짐(斟)은 ‘술 따를 짐’이고, 작(酌)도 ‘술 따를 작’입니다. 그러므로 유추해서 하는 짐작은 순전히 술 따르는 행위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남의 잔에 술을 따를 때, 헤아려 보아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잔의 크기도 헤아려야 하고, 따를 술의 양도 헤아려야 하며, 술 따르는 속도도 헤아려야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짐작’이라는 낱말에 이토록 만만찮고 무량한 뜻이 담겨있음에 스스로 놀랐습니다. 주위에서 예단하고 짐작하여 남의말 하는것을 종종 봅니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삶이 바르게 나가도록 길잡이가 되는 언어는 우리의 품격입니다. 그러므로 서로가 나누는 대화에서 상대방을 좋게 말하는 법을 익히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시민사회단체를 운영하다 보면 문제는 언제나 ‘끼리끼리’ 모이는 순간부터 시작되곤 했습니다. 비슷한 성향끼리 모여 서로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다 보면, 이성은 사라지고 오만과 착각만 남게 됩니다. 미래를 향한 건설적 비판은 사라지고, 편 가르기와 뒷담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곤 합니다. 모든 사달은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의 썩은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무척 흥하다가 사라지는 공동체는 늘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해 누구에게 뭘 해줬는지는 깨끗이 지워야 복됩니다. 고마움을 기억해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내가 가장 힘들때,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건 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고,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였습니다. 도움을 줬다고 믿었던 그들은 기회가 오면 가장 먼저 나를 버리기도합니다.
배신은 멀리서 오지 않았습니다. 내 호의를 밟고 일어난 바로 그들이, 가장 잔인하게 돌아섭니다. 착각하지 말아야합니다. 사람은 은혜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필요만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불가근불가원 (不可近不可遠)은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합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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