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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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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는 삼고초려(三顧草廬)도 읍참마속(泣斬馬謖)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이 천하를 평정한 뒤 가장 중용한 사람은 가신 소하(蕭何)였다. 후방에서 군자금과 보급물자를 마련해 전선으로 공급하는 게 그의 임무였다.
공신 서열에서 앞자리를 소하에게 빼앗긴 장수들이 유방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어찌하여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몸을 던진 사람보다 후방에서 문서만 만지작 거린 소하의 공을 더 높이 평가하십니까."
유방의 답변은 명쾌했다. "너희의 공은 사냥감을 쫓는 사냥 개의 공에 불과하다. 소하의 공적이야말로 사냥 개의 줄을 당기고 푸는 사람의 공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올 바른 논공행상(論功行賞)의 본보기로 후세에도 본이 되는 사례다.
골 넣은 선수에게만 환호할게 아니라 빛을 보기 어려운 포지션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나머지 선수들을 더 치켜세워야 축구 팀이 산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논공행상은 그와 반대이기 십상이어서 겉으로 드러나는 공을 세운 사람이 인사권 자의 눈에 띄어 발탁되기 쉬운 법이다.
모든 지도자가 유방과 같은 엉웅이 될 순 없는 것이다. 유방과 같은 인사를 못하고 정실에 치우친 인사를 했다고 치자. 그래도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손에 든 카드가 시원치 않아도 버릴 카드를 잘 골라 버리기만 해도 큰 낭패는 면할 수 있다. 화투판 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사도 마찬가지다.
잘못 뽑은 사람이란 판단이 들었는데도 버릴 때를 놓쳤다 간 더욱 큰 화가 인사권자에게 닥친다고 했다. 우리 대통령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판단력과 행동력을 갖추기도 그리 녹녹치는 않은 것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말을 세인들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만큼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2007년 정치자금 추문에 휩싸인 일본의 한 현직 각료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는 대체로 이 같은 골자다. 당사자는 자신을 발탁해 준 리더의 짐을 덜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돌아가는 모양새는 꼭 그렇지 만도 않은 듯 했다.
남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눈을 돌려 한국의 권부를 봐도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다. 2016년 모 비서실장은 스스로를 사육신에 비유했다가 후손들로부터 사육신 모독 혐의를 받는 형편까지 이르는 판국이었다. 현 우리의 정세를 보면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아니 있기나 한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쓸 사람 쓰고, 버릴 사람 버리는 게 인사의 기본이라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윤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하자 많은 배신자가 나오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바칠 우직하고 진실한 애국자는 아첨을 못하니 대통령에게 잘 보이지 않은 모양이다.
국가가 위급하면 정치인이 앞장서서 국민을 이끌어야 하는데, 위급할 때는 국민이 앞장서고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이 희생하여 위험 할 때를 지나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견제하고 헐뜯더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이고 고맙다.
이번 기회가 우리 대통령에게 아첨배를 가려내는 지혜와 애국심과 능력과 도덕성과 실력있는 인재를 볼 줄 아는 안목을 얻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불의와 목숨 바쳐 싸울 줄 아는 인재들로 정치권이 교체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 본다.
불의와 싸우지 않는 정치인이 왜, 무엇에 필요한가. 국가를 위해 희생 할 자신이 없으면 정치를 떠나라. 가라, 제발 가라. 그래야 국가와 국민과 정의가 산다. 오늘이 반면교사가 되어 모든 공직이 애국심, 능력, 자기 희생이 준비 된 인재들로 채워지는 국가 발전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중희/ 포천신문사 고문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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