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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흙집의 규모 - 규모의 심리학

해동흙건축 학교장 장 덕 철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9월 16일

사람이 사는 집은 얼마나 커야 할까.

세상에는 일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수백개의 방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서너평되는 방 하나에서 열명에 가까운 식구들과 엉덩이를 부딛히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아예 집이 없어서 지하철의 역사에서 도시의 하수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수 만명의 사람들의 피와 땀과 뼈와 목숨을 먹어 삼키고 일어선 어떤 인간의 죽음의 집과 (이집트의 피라미드, 인도의 타지마할) 신전들 (로마의 판테움,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이 있다.

수 백개의 방이 있는 거대한 궁전에서 사는 황제들과,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성당을 짓는 교황들의 심리속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여기 <규모의 심리학>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서 이야기 하나 해보자.

어떤 지역의 대주교가 첨탑이 50 미터가 되고 천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커다란 성당을 지었다하자.

그러면 다른 지역의 대주교는 첨탑이 60미터 되고 2000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성당을 짓게 된다.

요즘의 이야기로는, 계모임에서 50평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는 여고 동창생의 이야기를 듣게되면 그 자리에 같이 모인 다른 동창생들의 속은 뒤틀리게 되고 기어히 60평, 70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하고야 마는 것 - 이것이 건축에 있어서 <규모의 심리학>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열등감 (소위 콤플렉스)이란 질병이 있다.

로마의 황제도, 중국의 진시황도, 미국의 조지 부시도 저자거리의 아낙네도, 즉 우리 모두는 심리적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러한 알려지기 싫은 열등감을 사람들은 <크기>로 감추려고 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성기를 크게 하는 수술을 받는 것도 그 대표적인 행위이다.

의외로 우리의 집의 크기는 실제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에 백이면 백 모두가 <큰 것>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큰 집값을 갚아나가기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허리가 휘도록 일한다.

그리고 그 집 값을 다 갚고 이제는 좀 살만하다 싶으면 기운이 빠지고 병에 걸리게 되고, 그리고-- 죽는다.

이것이 사람이고, 이것이 인생이다.

새로운 족속들은 이러한 규모의 허영심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새로운 족속들은 집이 내 인생을 휘두르는 그 인생을 살지 말자고 한다.

그들은 사람에게 필요한 가장 필요한 규모의 집을 짓자고 한다.

그리고 집값을 위해서 일하는 시간을 나의 내면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자고 한다.

너무 많은 물건(물질적 재산)을 늘어놓게 되면 그것이 내 인생을 휘두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흙집의 규모는 각 가족마다 상황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먹고, 자고, 쉬는데에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규모이면 충분하다.

처음부터 크게 지을 필요는 없다.

나중에 필요하면 덧붙여서 공간을 늘여가면 된다.

요즘처럼 핵가족화된 사회에서는 더우기 그렇다.

집이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집이란 내가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면 된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자연 건축>이란 건축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에 앞서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삶의 방식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관에 이해하고, 동감한 사람들이 택한 <그러한 가치관에 맞는 건축>이다.

단순히 원적외선이 나오는 몸에 좋은 황토집의 차원이 아닌 것이다.

그런면에서 <자연 건축>이란 물질적 차원(physical dimension)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신적 차원(spiritual dimension)의 이야기다.


필자연락처 : 011-628-4214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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