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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김남영] 세상사는 이야기-117

규율이 최상의 가치 된 세상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3일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목민심서를 쓴 다산 정약용선생님은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작금의 우리사회는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생각이 너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인자녀의 결혼식이 있어 일행들과 서울가는 3200번 버스를 탔습니다. 어느 중년 아주머니의 벨이 울리고 통화가 시작되자 멈추지 않습니다.

정도가 지나치다고 느끼는 순간,ㅡ마음껏 전화하려면 방에서나 할것이지 대중버스를 타면서 왠 전화질이냐고 큰소리로 마구 꾸짖었습니다. “공용버스안에서는 통화하지 마세요!” 양복 차림의 한 남성 노인이 만들어낸 불편하고도 무거운 침묵이 차안에 가득했고, 우리일행은 도착할때까지 불편한 침묵을 지켜야했습니다.

요즘 우리사회적 풍경의 많은 부분이 소리 그리고 침묵과 관계 있습니다. 누군가 소리를 냈을 때, 즉 완만한 규칙처럼 정해둔 침묵이 깨졌을 때 상대방의 버르장머리를 잡으려고 그보다 더 날카로운 소리가 튀어나오며, 많은 사람 앞에서 모멸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나이든 두부부가 거주하는 집에 오랫만에 다니러온 손주가 좀 쿵꽝거렸다고 아랫층에서 올라와 속사포처럼 쏘아붙이고 내려가는 경우입니다.타인에게 잘못을 지적할 때 걸리는 시간이 1~2초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예의와 이해는 뜸 들이는 시간 속에서 생겨나는데 말이죠. 원칙과 규율이 우리 사이를 강하게 통제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규율이 최상의 가치일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말들이 올바름을 중심으로 재단되는데 이때 타인은 꺼림칙한 대상이 됩니다.

이는 우리가 늘 남을 평가하는 버릇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는 타인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문화가 깊숙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타인은 늘 내 기준에 맞지 않고, 그들의 삶은 멋있지 않으며 이해되지도 않는 것입니다. 나와 내 공간, 시간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인데 이것을 한 터럭이라도 빼앗을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나 같지 않은 사람, 나에게 당장 필요치 않은 대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나의 이익이 걸린 문제여서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나에게는 자녀가 없는데, 아이들을 위한 좋은 제도를 마련해주는 사회가 좋은 사회인 것입니다.

작금의 우리사회의 일각은 ‘냉기가 서린’ ‘야멸찬’ ‘박대하는’ 등의 형용사로 묘사될만합니다. 늘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것을 매번 증명하고 지적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마음은 투과성을 잃고 장벽이 됩니다.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우리사회가 바로가는 것입니다.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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