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팔1리 부녀회장 김 기 호
7월11일 와글 와글 웅성웅성 노란 래프팅 보트가 3대 있고 조끼와 헬멧이 싸여 있는 곳에서 장세준 부녀회장님이 부른다.
일행들과 멀찍이 벗어나 있는 내 옆에는 래프팅 하기를 두려워 그냥 보고만 있던지 아니면 일행이 보트놀이 하는 동안에 다슬기나 잡을 생각인 사람 몇몇이 있었다.
"싫어 난 래프팅 안해 무서워, 다슬기나 잡고 기다릴꺼야""아니 회장님 이쪽으로 되돌아오는 게 아니고 두 시간 정도 올라가면 그곳에서 버스 타고 움직이는 거래요. 이젠 어쩔 도리가 없어요 버스도 벌써 출발했어요"
할 수 없이 함께 있던 부녀회장들과 그곳으로 갔더니 "자자 어머니들 이 래프팅을 첨 타보시거나 무서워하시는 분을 위해 절대 물방울 하나 튀지 않고 그냥 가는 팀을 만들겠으니 그런 분들 이 줄에 열 분만 모이세요"
모두는 동작이 갑자기 빨라졌다.
겨우 열 번째로 섰는데 여덟 번째 섰던 송우5리 김찬미 회장이 사람수를 헤아리더니 갑자기 나를 옆줄로 끌고 밀며 열 한사람이니 저 줄로 서 시라는 거다.
순간 화가 나며 당황했다.
옆 보트로 가면 빠지고 떨어뜨리고 할 것 같은 위기감이 스쳤기 때문이다.
"아니 미 니가 교통정리 할 일 아니야. 한 사람 넘쳐 송우9리 회장이 남았어""자 어머니들 여기 보셔요 조끼는 이렇게 입으시고 헬멧은 이렇게 쓰셔야 합니다. 만약 물에 빠지면 머리를 잡아당기는 게 아니고 조끼 뒷 쪽을 이렇게 들어올립니다."단단한 교육과 설명을 듣고 우리 팀이 첫 팀이 되어 보트를 들어 물에 띄웠다.
"자 앞에 두분 그리고 보트 양옆에 네 분씩 앉으시고 오른 발은 바닥 끈에 꼭 끼우셔야 합니다. 아셨죠? 그리고 노 젓는 방법은 놋대 윗 부분 티자를 이렇게 쥐시고 놋대를 길게 해서 손등이 보이게 잡으셔야 합니다. 특히 오른 발을 빼시면 절대 안됩니다."
열명의 부녀회장들은 잔뜩 긴장하고 겁먹은 표정이다 아니 마치 목숨을 걸고 이 한탄강을거슬러 올라가야만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비장한 얼굴들이다.
"연숩 실시 구령을 힘차게 따라하면서 노를 맞추어 주셔야 합니다." 하나 하나 둘 둘 죽 둘러보니 모두 굳은 표정으로 입만 벌린다.
"지금도 늦지 않아 난 내린다고 해야지" 하는 순간 "어머니들 모두 긴장을 푸세요 이제 출발합니다. 이 보트는 절대 안전하며 어머니들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시어 즐기실 수 있는 아주 재미나고 신나는 뱃놀이입니다."
그래 난 수영은 자신 있으니까 보트가 뒤집혀도 까짓 것 헤엄쳐 나오면 되겠지 마음 단단히 먹고 리더의 구령을 따라 하며 이제 험한 여울 물 속으로 시작이구나. 에잇 까짓 거 지금 래프팅 못해보면 남은 평생 영영 못해 볼 것 아닌가? 하며 손에 힘을 단단히 주고 노를 젓기 시작했다.
"잠깐 여기 앞에 있는 분 안 되겠어요. 노를 젓는 게 아니고 붓잡고만 있네요 그래선 배가 안 나갑니다 제가 뽑겠습니다. 준비 실시 하나 하나 둘둘.... 저기 뒷 분 이분하고 자리 바꾸시겠습니다."
앞줄에 예쁘게 있던 김찬미 회장이 뒤로 빠지고 평촌 윤옥자 회장님이 뽑혀 앞에서 놋대를 잡으며 드디어 정식 출발이 되었다.
하나 하나 둘 둘 노 젓는 데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데 "선생님 무섭나요 난 혈압이 좀 있는데.. 난 어지러움을 잘 타요 정말 배 뒤집혀지지 않지요?" 모두 겁난다는 소리들만 하신다. "걱정하지 마시고 제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옷 하나 안 적십니다. 따라 하셔요 하나 하나 둘 둘 정지" 소리가 들리더니 최초로 큰 여울에 부딪쳤다
"으악. 어머나. 엄마. 아버지. 에그그." 소리와 함께 물더미가 쏟아지면서 배가 출렁출렁 흔들흔들... 40대, 50대, 60대 회장님들이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다.
보트가 중심을 잡고 편안해지자 "아니 선생님 물 한방울 안 튀게 한다더니"모두 물에 젖었다. 서로를 살핀다. 누군가가 "별거 아니네 괜히 겁 먹었네" 하자마자 또 여울이 보인다. "자 준비 하나하나 둘 둘 쎄게 쎄게 정지""으-와" 철썩 소리와 함께 싱그럽고 짜릿한 스릴이 스쳤다.
"와와 재밌다. 신난다." 깔깔 호호 하하 히히 서로 물에 젖은 모양새들을 보며 아주 호쾌하게 웃는다.
"이제 구령 부르는 걸 바꾸겠습니다. 영차 하면 의싸 완투 하면 쓰리 퍼, 오빠 하면 달려, 쭉쭉 하면 빵빵 멍멍 하면 진돗개 실시 하는데 반대로 할 수 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실시"
"잠깐 선상님 오빠하면 사랑해로 합시다. 달려는 뭔 달려 사랑이 좋지"히히히 하하하 "맞아 맞아" "그럼 좋습니다. 준비됐나요?""준비됐어요" "실시 완투:쓰리퍼 쭉쭉:빵빵 오빠:사랑해 진돗개:멍멍"
한탄강 순담 계곡이 메아리쳐 대답한다.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 간 듯한 회장님들의 즐거운 표정과 밝고 명랑한 목소리는 한데 어우러져 삶의 찌꺼기들을 하늘 멀리 바람과 함께 날려버리는 듯한다.
"자 쎄게 쎄게 깊게 깊게" 큰여울이 오나보다. 헌데 긴장이 풀리고 느붓해졌는지 말만 따라 할 뿐 노젓는 형태는 말과 다르다. "말로만"리더의 말에 또 까르르"아니 평소 웃는걸 보이지 않던 회장님들이 어쩜 저렇게 잘 웃고 좋아 하실까"그리고 그 모습들이 천진스럽고 너무도 순박스럽게 아름다워 보였다.
"자 여울입니다. 정지""으와 엄마" 아직 적응이 덜된 이가팔리 함 회장님이 비호같은 몸놀림으로 보트 바닥으로 털썩 내려 앉는다. 모두들 쳐다 보고 또 까르르 "이제ㅡ 계곡 양옆을 보셔요 98년도 홍수 때 저 절벽 끝까지 물이 차 올랐어요. 저 앞에 보이는 선녀바위와 함께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답니다. 선녀가 어느 여름 날 밤에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하는 것을 나무꾼 2명이 훔쳐보다가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사를 내는 바람에 선녀가 얼떨결에 바위가 되거라 했더니 저렇게 되었는데 그 이름이 자라바위라 불리우고 있답니다."
어쩜 두 마리의 자라기 목을 쭉 내밀고 있는 형상 그대로다 설명이 없었더라도 누가 보든 정말 자라모습에 선녀의 앉아있는, 치마폭 같은 바위의 형태가 뚜렷하다.
"구령 시작 영차 의싸. 완투 쓰리퍼. 오빠 사랑해. 천천히 하나 둘"
어느새 우리 뒤에 출발했던 보트들이 가까이와 물을 놋대로 끼었는데 난데없이 세척이 순식간에 물싸움판이 돼 버렸다. 평소 생각도 못할 일이다. 어쩜 저렇게 몇 십년의 세월을 뛰어 넘는 동심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은 환경에 의해 살아 간다더니 "앗" 이가팔리 전종배 회장이 걸렸다. "안돼 안돼" 하나둘 셋 에이 차 풍덩 물에 빠트려 졌다. 으와하하하!
"먹을 것 갖고 모래언덕으로 갑니다."준비된 찰 콩떡이 어찌나 맛있는지 이때까지 먹은 떡 중 제일 맛난 것 같다. "단체사진 찍습니다 모두 모여 주셔요"
노란 쪼끼에 노란 헬멧을 쓴 30여명의 부녀회장들은 완전 유치원 병아리가 되었다. 독사진에, 삼삼오오 서로 폼잡으며 찍는다. 항상 사진은 찍을 때가 훨씬 더 행복한 것, 많이 들 찍으시고 신나는 추억 담으세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젊게 살 수 있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 진다나요?
"출발 준비 하나 하나 둘 둘 오빠 사랑해 의싸 영차 쭉쭉 빵빵""잠깐 그 재미 있는 여울은 없나요.""아 네 두 군데 더 있습니다.""에이 계속 있으면 좋겠다" 한시간 반 전 만해도 안타겠다더니, 회장님들 "뽕뽕 정지 어머" 소리와 함께 함 회장님 잽싸게 내려앉는데 철썩 퍽 뒤뚱 뒤뚱 뱅그르 와 와 정말 재미있다.
"회장님은 아주 가운데에 와서 편히 앉으셔요 대신 노래 부르셔야 합니다.""
"좋지 뭘 부를까?" "아 당신 삼다도 소식 있잖아" 이가팔리 김영순 회장 목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삼다도라 제주에는" "아싸아싸 살리고 살리고"
구성지게 뽑아지다가 연평도 노래 미역을 따오리까 소라를... 좋고 좋고 여기 낙지 한접시 하하호호 노 젓는 것도 잊어버리고 손뼉치며 함께 부르고 어떤 회장님은 관광 춤까지 신나게 추신다. 전복을 따다가 마무리는 섬마을 선생님으로 끝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으앗 여보"소리와 동시에 김찬미 회장을 강사님이 물에 밀어 떨구었다. 조끼 뒷 쪽으로 끌어올림을 받으며 종알거린다
"물에 안 빠트릴 뿐더러 물 한방울도 젖지 않게 한다고 했잖아요"
"그럼 재미 없잖아요" 하하 호호 히히 으헤헤
"자 마지막 여울입니다.""야호 신난다" 팍 철썩 후두득 덩실덩실 물보라가 하늘에서 나린다. 우리 부녀회장님들 건강하고 행복하시라고, 영원한 동심 간직하시라고 축복의 무지개 물보라를 뿌려주신다.
"자 이제 앞을 보세요" "네에""저기 보이는 다리가 목적지입니다. 저 다리를 기준으로 우측은 경기도이고 좌측은 강원도입니다." "에게 벌써 끝났어아쉽다""한번 더 타면 안되나요 선상님 되돌아 갑시다.""어머니들 그건 안되고요 지금부터 바람을 안고 노를 져야 하니까 힘이 드실 겁니다 마지막 힘껏 멋지게 노를 저어 보겠습니다."
"네 에" 마무리가 끝나고 버스로 발길을 돌리며 "오늘 하루도 내 인생에 즐거운 한 막을 장식 했구나!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들 이였던가. 벌써 흐르는 저 한탄강 물결처럼 이미 과거로 흘러갔지만 내 가슴과 뇌리에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로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그리고 함께 탑승했던 김영순. 김정희. 김찬미. 박군순. 박정순. 윤옥자. 장세준. 함경순. 황숙근.(가나다순) 회장님들 티 없이 밝고 환한 그 모습으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가시기를 바라며 한배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었습니다.
준비를 하느냐 고생하신 임원진 여러분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소흘읍 각 리 부녀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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