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딱!! 손목! 딱!! 허리! 딱!!”
포천검도관에서 검도관장의 구령에 따라 포천노인복지관 검도교실(이하 노인검도교실) 회원들이 죽도로 절도있게 타격하는 소리다.
통상 노인복지관 프로그램하면 노래교실, 기타 등 악기교실, 서예교실, 댄스교실 등을 연상한다. 그런데 전국적으로도 흔하지 않게 포천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으로 ‘검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가 ‘노인검도교실’ 찾았을 때는 모두가 집중하여 수련하고 있어 기자는 고양이 발걸음으로 도장에 비켜 들어갔다.
노인검도교실 회원들은 도복을 입고, 머리까지 호구를 착용하여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하나처럼 움직이는 절도 있는 동작은 젊은 청춘들 같았고, 구호는 열정의 함성이었다.
운동을 끝낸 회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땀 맺힌 얼굴에서는 푸르른 건강이 향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노년의 운동으로 최고송재호 노인검도교실 반장은 “정확한 위치를 가격하기 위해서는 절제된 힘을 모아야 하고 정신을 집중해야 하기에 노년의 운동으로는 최고”라며 “수련활동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운동 효과가 좋아 집에서 숟가락만 들어도 검도 자세가 나온다.”고 말했다.
정병학 회원은 “나이들수록 땀 흘리는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검도를 하면서 땀을 흘리게 되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땀으로는 노폐물을 배출하고. 절제된 동작으로 근육운동을 하고, 집중해서 타격하기 위해 정신력도 길러져 일석삼조”라며 검도 자랑을 이어갔다.
기자는 죽도로 타격하여 맞으면 죽도록 아프지 않는지 물었다. 이순애 회원은 “죽도는 대나무를 4조각으로 쪼개 놓은 것이어서 그들끼리 내는 소리는 유난히 크지만 타격의 충격은 생각보다 적어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실내 운동이기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수련할 수 있어 너무나 좋다.”고 함박웃음 지으며 말했다.
윤성빈 회원은 77세로 노인검도교실 회원 중 가장 연장자다. 기자는 윤성빈 회원에게 도복 입고, 호구착용하고, 죽도 들고 운동하면 무겁거나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윤성빈 회원은 “검도 도구를 완전히 착용하면 무게가 좀 나가서 처음에는 복장도 어색해서 불편은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것도 적응이 되어 수련의 리듬을 타게 되면 복장에 대한 감각이 없이 사뿐사뿐 학처럼 나비처럼 가볍게 움직여진다.”고 말했다.
전국대회 1위·3위 휩쓸어수련이 즐거우면 기량도 로켓처럼 상승하는 것일까? 회원들은 1년여 짧은 수련을 했지만 즐겁게 수련하여 대회에서 성적도 놀랍다. 노인검도교실 회원들은 지난 9월 대한검도회에서 주최한 ‘2022년도 전국 어르신 검도대회 및 페스티벌’에서 ‘응용기술’ 부문에서 우승과 3위를 차지하여 뛰어난 기량의 포천노인검도 깃발을 전국에 휘날렸다.
전국대회 우승팀은 송재호, 이순애, 윤주호, 한양우, 이성기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 발군의 기량으로 적수가 많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3위 팀에는 정병학, 양윤희, 최영자, 윤성빈, 김순진 회원이 활약하였는데, 조금만 더 수련하면 우승은 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도에 입문하면 5급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기량이 상승하면서 4급, 3급 순으로 상급 이동한다. 그리고 1단, 2단으로 승단되면서 8단이 검도 세계의 무림지존 최고봉이다.
양성국 관장은 “노인검도교실 회원들이 현재 대부분 2급 실력인데, 1년여 수련으로 2급이 되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로는 다가가기 힘든 고지”라며 “어르신들이 열심히 수련하시어 승급이 빠르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검도 스포츠는 여러 가지 망설여지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검도 도구를 갖추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 이러한 망설임을 지워주는 이가 바로 양성국 포천검도관 관장이었다.
“도구와 복장 검도장서 제공”양 관장은 “건강을 위해 검도를 배우시는 어르신들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고 건강을 유지·증진시켜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검도장에 추가로 도구와 복장을 준비하여 상시 무료 사용할 수 있게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진 회원도 “맨 처음 검도에 입문하기를 고민할 때 걱정이 도구와 복장의 구입, 보관 등이었다.”면서 “검도장에서 제공하고 보관하여 주니 수련만 열심히 하면 되어 집중력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검도에 입문하는 데 사전에 미리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게 회원들의 이구동성 공통된 설명이다.
송재호 반장은 “검도교실에는 항상 문이 열려 있고, 레드 카펫을 깔아 놓고 회원 신입을 상시 환영한다.”면서 “포천시 노인복지관으로 문의해 주시면 상세 안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되돌아오는 길에도 “머리! 딱!! 손목! 딱!!” 소리가 쟁쟁하게 남아 있었다. 이 소리는 노인검도교실 회원들의 건강의 소리며 행복의 소리였다. 그리고 그 건강의 에너지가 기자에게도 전이되어 오는 것을 느꼈다.
조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