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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애들아, 공부 열심히 해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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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매우 불행한 환경에 처해 있게 되어 입소하였다고 보면 된다. 부모 중 한쪽이 사망 또는 깊은 병에 걸려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는데 건강한 다른 한쪽은 그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서 집을 나갔다든지 아니면 술만 먹으면 집안의 가구 등을 모두 부숴버리고 눈에 띄는 가족들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난폭하게 폭행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는, 아니면 부모가 이혼을 하면서 아이들은 서로 맡지 않겠다고 하여 돌보아 줄 수 있는 가족이 없는 아이들 말이다. 이런 아이들이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타계하고 이 사회에서 잘 살아 나갈 수있는 방법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듣는 이들 대부분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훗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보면 “아, 공부를 참 열심히 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자녀나 또는 주변에 “너희도 성공하여 돈 많이 벌고 유명해 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충고하거나 교육을 한다. 반면에 학업은 정상적으로 다 마쳤지만 이렇다 하게 형편이 나아지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하지 않고 농땡이만 피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결과로 보면 우리들의 생각 깊이 뿌리 박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지식은 곧 성공”이라는 믿음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의 인기 있는 학과를 졸업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사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접을 받으며 윤택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아니다. 혹여 그런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는 로또 1등에 맞는 확률만큼이나 드물다. 그것은 우리가 받는 교육이 모두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하고, 진행하며, 마무리된다고 착각하고 있다.

오직 공부하는 사람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결과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통계학에서 말하는 “만일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전제 조건하에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가정의 경제 상태, 부모의 관심과 보호, 그리고 관리정도, 아이들을 배려한 환경과 각종 결핍에 대한 적절한 충족 등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이 조화를 이루며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이기 힘들지만 만일 이렇게 같은 조건하에서 모두 함께 출발한다면 그 결과의 결론은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낙인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각종 조사나 연구자료등에 따르면 경제적 형편이 좋은 가정의 아이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자료를 살펴보면 부모의 교육수준과 소득, 직업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들의 학업성적도 높은 경향을 보이는 반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정의 자녀들은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100%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매우 빈도가 낮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Bourdieu)는 이러한 현상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한다. 그는 학교제도가 엘리트계급의 문화를 교육내용과 평가의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 가정에서부터 그것에 익숙한 상류층 아이들이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있는 아동양육시설 (보육원)들은 6.25 동란으로 인해 발생한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쟁고아들이 성장하여 수요가 적어지자 차츰 장애인이나 노인등으로 사업을 전환하여 보육원 수가 줄어들다가 90년대 후반 IMF로 인하여 해체되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다시 보육원에 맞겨지는 아동의 수가 많아지다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학대받는 아동들의 입소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경향 중의 하나는 사회복지시설을 화장장이나 사형장, 교도소, 도축장, 공동묘지, 정신병원등과 같은 혐오시설로 보고 자기들 사는 곳 근처에는 설립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님비현상이 지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육원들도 도시의 변두리나 아예 마을이 형성되지 않은 외딴곳에 세워지기 마련이였다. 혹여, 운이 좋아서 지역이 발전하여 도심에 자리하게 된 경우도 있지만 그마저도 외각으로 쫓겨가기 일수였다. 그러다 보니 보육원이 위치한 곳에는 변변한 학원도 찾기가 어렵다. 우리시설만 해도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편도 1시간 정도 가야 하고, 요리나 미용, 입시학원 같은 곳은 두세 시간 가야 있으니 가고 싶어도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더구나 보육원 아이들의 경우 학원비가 일정액 정도만 지급이 되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사교육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가 없다. 일 예로 우리시설의 한 아동은 체육교사가 꿈이었는데 입시체육학원의 위치와 비싼 비용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말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2,500여 명이 사회로 나오는 퇴소 아동 중 2019년 보육원에서 보호종료된 아동의 대학진학률은 40% 정도 된다. 하지만 보호 종료 5년 이내 1만 2,796명을 대상으로 대학진학자를 따져보면 10.7%에 불과하여 70.4%에 달하는 일반 아동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나마 학업 중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할 것 같아 졸업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성경 창세기 25:22절에 보면 “이삭의 아내 리브가의 뱃속에서 야곱과 에서가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인간의 경쟁은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교육학 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습행위에 깊이 관여하고 개입하며 그들이 공부를 지속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는 반면, 가난하고 학력이 약한 부모들은 보통 학교에 잘 가고 있는지 정도에만 관심을 가지며, 학습방법등도 자녀들에게 맞기는 자유방임형태를 이룬다고 한다.

전자의 부모들은 가지고 있는 정보나 인맥을 통하여 끊임없이 독려하고 방법을 찾아주는 반면, 후자의 부모들은 그럴 수 있는 여력이나 인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서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더구나 이미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자본을 축적한 부모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자식들도 누리기를 바라며, 혹여 학력이 딸려서 자녀들이 이어받지 못하는 불쌍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녀교육에 매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공부를 잘해서 신분상승을 할 수 있다기 보다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해소 되야만 교육의 기회도 평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요원한 말을 적어 본다.

올해도 두 명의 아동이 보호가 종료되어 시설을 떠났다.
한 아이는 대학을 가고, 다른 한 아이는 직장을 구하려고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을 배웅하며 남아있는 아이들에게 나조차 믿음이 덜 가는 이 말을 또 해야 한다.

“애들아, 공부 열심히 해라”

박창진 /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이사장, 꿈이 있는 마을 원장, 한국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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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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