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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우분트(ubuntu)와 역지사지(易地思之)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22일
 
ⓒ 포천신문  
아프리카 반투(Bantu)족의 말 중에 ‘우분트’라는 말이 있다. ‘내가 너를 위하면 너는 나 때문에 행복해하고, 행복해하는 너를 보면 난 두 배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내가 아닌 너로 인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당신이 있으니 제가 있습니다’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은 서로를 따듯하게 하는 인사말이다. 그런데 이 ‘우분트’라는 말은 어느 인류학자의 미담(美談) 소개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 학자는 아이들이 모여 노는 놀이터에서 나뭇가지에 사탕과 과자를 한 바구니 달아 놓고 “가장 먼저 도착한 아이에게 상으로 주겠다”고 말했다. 이윽고 출발 신호를 했을 때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고 바구니에 다다르자 과자를 내려놓고 모두 둘러않자 즐겁게 나누어 먹는 것이었다. “먼저 도착한 아이에게 주려 했는데 왜 모두 함께 뛰었니?” 하고 학자가 묻자 아이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합창을 했다. ‘우분트’라고요.
 
그리고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혼자 먼저 닿으면 나머지 아이들이 모두 슬플거에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나만 기분이 좋을 수 있을까요?” 인류학자는 그 아이들에게서 삶의 철학을 배웠다. 그 후 이 사실을 서구에 널리 퍼트려 알려지게 되었다 한다. 함께 있는 우리 속에 내가 있고 그래서 모두 함께 행복해야 더불어 나도 행복해진다는 ‘우분트’ 정신이야말로 자기 본위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말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配慮)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 안 될 것도 없고 용서 못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이 세상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이 괴로운 이유는 자기 관점에 서서 자기 의견을 고집하고 상대를 고치려들기 때문이다. 혹시 어느 날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면 노여워하지 말고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측은(惻隱)하게 생각하며 용서하라는 거다. 순간 나의 상처가 나아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국 내가 편안해지기 위함 아닌가.
 
역지사지는 ‘처지를 바꾸어 그것을 생각하다’로 어떤 사안을 자신의 처지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무릇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상전 배부르면 종 배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이 생겨났겠는가. 편하게 사는 사람은 고생하는 사람의 궁핍한 처지를 절대 알지 못한다. 해서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은 밝은 곳을 잘 볼 수 있지만 밝은 곳에 있는 사람은 어두운 곳을 잘 볼 수 없다[處晦者能見顯據顯者不見晦]’고 한 것이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의 형편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곱씹어 볼 대목이다.
 
‘우분트’ 하면 ‘우분트 정신’을 떠올리게 된다. 그 정신을 실천한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넬슨 만델라다. 만델라는 남아공 정부를 상대로 사보타주와 테러를 행하다 결국 당국에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무려 27년 동안 투옥생활을 했다. 장기간의 수감생활로 인해 자식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모친과 맏아들이 사망했을 때에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1994년 총선이 치러졌고 이 선거에서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후 정부에 있던 모든 백인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러나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구성해 과거의 인권 침해 범죄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밝혔지만 그들을 사면했다. "용서하되 잊진 않는다"란 슬로건 아래 단 한 명도 과거사로 처벌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남아공의 위기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만델라의 수감생활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보타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분트와 역지사지’를 떠올리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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