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속담에 “숲 밑에 또 하나의 숲이 있다”란 말이 있다 눈에 보이는 숲 밑에 곰팡이나 박테리아 등이 살고 있는 땅속의 숲이 있는데 이 보이지 않는 숲이 보이는 숲을 지탱하여 나무나 풀을 키워 준다는 뜻이다.
숨은 봉사자가 없이 꽃은 피지 않는다.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숲이 화려한 숲을 키워고 있다는 독일의 속담은 우리인생에 거울이 될만하다.
일본에서 수년 전 동경 도심지의 아스팔트가 8센치나 들려 올라온 이야기를 들었다 조사했더니 손가락 만한 버섯이 그 속에서 무수히 자라나중장비로나 깰 수 있는 아스팔트를 들어올린 것이다.
한들한들한 버섯이지만 버섯이 아스팔트를 이긴 것은 우리를 흐뭇한 쾌감을 주었다. 일본의 가자하라 교수는 “식물의 성장과 같이 어떤 힘이 천천히 작용할 때 아스팔트는 무척 맥이 없다”고 공학적 해설을 하고 있다.“천천히 성장하는 힘은 강하다”는 말은 인생에 깊은 교훈을 준다. 소나무나 느티나무 참나무 같은 것도 모두 천천히 성장한다.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뿌리를 단단히 내린다. 이런 연륜(年輪)을 쌓은 나무는 바람이나 벌레에 쉽게 항복하지 않는다.
한국에 유행된 말은 고도성장이다. 그러나 요즈음 언론에는 고도성장과 속성(速成)경제의 폐단과 그 부작용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결과만 중요시한 나머지 과정과 절차가 무시된 일들로 오늘날 많은 실망과 허탈은 빨리빨리의 산물이다. 빨리 커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식물계에도 인간에게도 그리고 사회발전에도 모두 해당되는 명구(名句)이다. 큰그릇은 늦게 완성된다는 말이 현대인의 스피드 감각에는 거슬릴지 모르나 여전히 불구(不久)의 진리이다.
사전에는 없는 낱말이지만 Slow ism(천천히 주의)을 권한다. 특히“보이지 않는 땅 속의 숲”이 주는 교훈도 생각하며 아스팔트를 들어올리는 버섯처럼 천천히 힘을 모아보자. 성서는 이런 교훈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하박국서 2장3절에 “이 묵시는 정 한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