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혜 승 보문정사 주지
어느 가족 상담 연구원의 말에 의하면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 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과거 지향적인 자세를 피하고 현재 지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고패턴은 어떤 문제의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 아주 바람직한 일로 생각하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이 갈등상황에서 만큼은 아주 무모한 일이 된다. 왜냐하면 잘못은 했지만 잘못을 한 원인이 너에게도 있다라고 말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들어가게 되고, 설혹 한쪽이 잘못을 시인했더라도 죄인으로 판명된 그 사람은 그로 인해 억울한 심정을 갖게 되고 결국 더 큰 갈등을 낳기 때문이다.
법치국가에서 법률적인 사고방식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법이란 최후의 수단이지 그 법의 잣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침은 아니다.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가를 찾는 것은 갈등의 골을 점점 깊게 만들뿐이다. 그것은 가정에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 때문이었는가를 찾기보다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문제 중심적이고 현재 지향적인 자세가 절실한 요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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